미국 변호사이기도 한 정소영(55) 세인트폴 세계관 아카데미 대표는 지난 2016년부터 강연과 기고, 집회 등을 통해 다방면에서 반 성오염(성혁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가장 최근엔 아카데미를 만들어 다음세대가 성오염의 뿌리인 인본주의 세계관을 분별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정 대표는 반 성오염 운동의 지침서가 되는 독일 사회학자 가브리엘 쿠비의 저서 ‘글로벌 성혁명’의 번역자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19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성오염 실태를 다룬 ‘글로벌 성혁명’을 통해 한국 사회가 성오염 물결을 막아내는데 필요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유럽 공교육에 성오염 물결이 침투하면서 다음세대가 악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영국 등지에서 부분적으로 개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공교육에서의 성오염 물결을 예의주시하며 다음세대를 지키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가브리엘 쿠비의 ‘글로벌 성혁명’ 책을 번역하게 된 계기와 핵심 내용은.
“현재 차금법(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 조영길 변호사가 2016년 말에 이 책의 영문판을 발견한 뒤 한국에 널리 알려지면 좋겠다고 판단해 마땅한 출판사와 번역자를 찾았으나 잘 연결이 되지 못했다. 그러자 조 변호사가 내게 이 책을 번역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해 번역하게 됐다. ‘글로벌 성혁명’은 유럽에서 시작된 성오염이 어떻게 전세계적으로 확산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역사적, 철학적, 사회학적 고찰을 담고 있다. 특히 성오염 물결이 유럽의 뿌리가 되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무너뜨리고 그 자리에 전체주의 세계관이 들어서면서 유럽 사회가 어떻게 망가져 갔는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유럽의 성오염 실태는 어떠한지.
“무엇보다 공교육에서의 성교육 변화가 뚜렷하다. 글로벌 성오염의 핵심사상은 젠더 이데올로기다. 젠더 이데올로기란 남녀의 생물학적인 성별을 해체하고 그 자리에 각 개인이 자의적으로 결정한 성별, 성적지향 등을 모두 정상적이고 가치있는 것으로 인정해줘야 한다는 사상이다. 이러한 사상이 교육계에 침투하자 유치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학생들은 생물학적인 남자와 여자라는 성별정체성을 부정하는 교육을 받게 됐다. 인간이 태어나면서 갖는 가장 기본적인 자아 정체성의 일부를 부인하는 교육을 받다보니 아이들이 심각한 정체성 혼란을 겪게 됐고 많은 정신적인 문제를 안고 자라나게 됐다. 동성간 성행위를 하거나 트랜스젠더로 성전환을 하는 청소년들의 숫자가 급증하는 등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건전하지 못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됐다.”
-유럽에 희망은 없는가. 미국에선 미국판 거룩한방파제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데.
“유럽에서 가장 진보적으로 젠더 이데올로기를 도입했던 나라가 영국이었다. 그런데 지난 2022년 영국정부가 청소년의 성별정체성 혼란 문제를 다루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전에는 아이들이 자신의 성별정체성을 바꾸고 싶다고 하면 학교에서 부모에게 알리지도 않고 원하는 성으로 바꿔주는 호르몬 패치를 붙여주거나 트랜스젠더 시술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해줬다. 그런데 그런 방식이 부작용이 너무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젠 사춘기 이전에는 성전환을 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하고 신체적 변경이 아니라 정신의학적 치료와 교육을 우선시하며 공교육에서도 생물학적 성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늦었지만 영국이 가장 먼저 돌이키고 있는 모습을 보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성오염 방지 방안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이 공교육에서 우리 아이들을 잘못된 젠더 이데올로기로부터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학부모들의 노력으로 충남과 서울에서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되는 성과가 있었다. 학생인권조례에 성별, 성적지향의 차별금지라는 젠더 이데올로기가 들어있었기 때문에 공교육 현장에선 미니 차금법이 이미 제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에 차금법과 유사한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한 것은 전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학부모 운동의 성과가 아닌가 싶다. 또 ‘학부모 교과서 보기 운동’이라는 것도 너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 아이가 학교에서 잘못된 사상을 배우고 그것에 물들지 않도록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감시하고 그런 잘못된 교육 내용들이 현장에서 퇴출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미래의 중추인 다음세대를 지키는 일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다.”
글·사진=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