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心에 변심?

입력 2024-05-17 00:24 수정 2024-05-17 00:2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와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떨어진 추미애 후보(왼쪽)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에서 우원식 의원의 의장 후보의 수락연설 듣고 있다. 이병주 기자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를 선출하는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5선의 우원식 의원이 친명(친이재명)계 지지를 받았던 6선의 추미애 당선인을 꺾는 대이변이 벌어지면서 이재명 대표 리더십도 일부 타격을 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16일 경선 후 기자들과 만나 ‘당심이 추 당선인에게 있다는 분석이 많았는데 결과는 다르게 나왔다’는 질문에 “당선인들이 판단한 것이니 이 결과가 당심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경선 과정에 ‘명심’(明心) 작용했다’는 지적에는 웃으며 “저도 (다른 당선인들과 같은) 한 표”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직 연임에 대해선 “아직 제 임기가 네 달 가까이 남아 있기 때문에 깊이 생각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이 대표는 이날 우 의원을 접견한 자리에서 “정부·여당이 폭주할 때 국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잘 알 것”이라며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게 아니라 민의와 민심을 중심에 두고 국회를 운영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당부했다.

당내에선 ‘찐명’ 박찬대 원내대표가 의장 후보들을 만나 ‘교통정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도 우 의원이 승리하자 ‘이재명 일극체제’에 대한 반발이 분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다만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우 의원도 ‘명심팔이’에 가세해 누가 돼도 크게 상관없다는 인식이 생긴 것 같다”며 “조정식·정성호 의원의 경우 (이 대표가) 측근들을 일부러 털어냈다고 볼 여지도 있어 이 대표 리더십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강성 당원들은 경선 결과에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 청원 사이트에는 의장 후보 경선 기명투표를 요청하는 청원도 등장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초선 당선인 비공개 워크숍에 “의원 개개인이 헌법 기관인 만큼 소신대로 발언하고 행동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노종면 원내대변인이 밝혔다. 이 대표는 ‘위장 탈당’ 논란을 낳았던 민형배 의원의 사례를 ‘좋은 사례’로 거론하며 “민심에 따라 행동해달라”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고 한다.

김영선 박장군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