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를 선출하는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5선의 우원식 의원이 친명(친이재명)계 지지를 받았던 6선의 추미애 당선인을 꺾는 대이변이 벌어지면서 이재명 대표 리더십도 일부 타격을 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16일 경선 후 기자들과 만나 ‘당심이 추 당선인에게 있다는 분석이 많았는데 결과는 다르게 나왔다’는 질문에 “당선인들이 판단한 것이니 이 결과가 당심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경선 과정에 ‘명심’(明心) 작용했다’는 지적에는 웃으며 “저도 (다른 당선인들과 같은) 한 표”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직 연임에 대해선 “아직 제 임기가 네 달 가까이 남아 있기 때문에 깊이 생각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이 대표는 이날 우 의원을 접견한 자리에서 “정부·여당이 폭주할 때 국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잘 알 것”이라며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게 아니라 민의와 민심을 중심에 두고 국회를 운영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당부했다.
당내에선 ‘찐명’ 박찬대 원내대표가 의장 후보들을 만나 ‘교통정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도 우 의원이 승리하자 ‘이재명 일극체제’에 대한 반발이 분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다만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우 의원도 ‘명심팔이’에 가세해 누가 돼도 크게 상관없다는 인식이 생긴 것 같다”며 “조정식·정성호 의원의 경우 (이 대표가) 측근들을 일부러 털어냈다고 볼 여지도 있어 이 대표 리더십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강성 당원들은 경선 결과에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 청원 사이트에는 의장 후보 경선 기명투표를 요청하는 청원도 등장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초선 당선인 비공개 워크숍에 “의원 개개인이 헌법 기관인 만큼 소신대로 발언하고 행동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노종면 원내대변인이 밝혔다. 이 대표는 ‘위장 탈당’ 논란을 낳았던 민형배 의원의 사례를 ‘좋은 사례’로 거론하며 “민심에 따라 행동해달라”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고 한다.
김영선 박장군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