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대형주 중심 상승세 본격화 되나

입력 2024-05-16 03:23

그동안 박스권에 갇혀있던 코스피가 대형주 중심으로 본격적인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실적 개선 등에 따라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14개 종목에 대한 증권사들의 평균 목표주가는 연초 대비 평균 10% 올랐다.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안정세를 보인 점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실으며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시총 1위 삼성전자의 평균 목표주가는 10만3800원으로 13% 상향 조정됐다. 전날 기준 삼성전자는 7만8300원에 마감해 ‘8만 전자’에 미달했다. 시총 2위 SK하이닉스는 전날 종가가 18만5300원이었지만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평균 22만2800원으로 올려잡았다. 반도체 실적 개선이 두드러진 데 따른 것이다.

‘밸류업 테마주’로 꼽히는 금융지주사들의 목표주가도 크게 올랐다. 메리츠금융지주의 평균 목표주가는 10만4250원으로 51% 상승했다. 메리츠금융지주의 전날 종가는 8만5400원이었다. 하나금융지주(35%), 신한지주(26%), KB금융(24%) 등도 목표주가가 올랐다. 실적이 양호한 데다가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주주환원 수준이 더 높아질 것이란 기대에서다.

14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물가 지표도 시장 기대에 부합하면서 증시 상승 기대를 더했다. 미 노동부는 4월 CPI가 전년 대비 3.4% 상승했다고 밝혔다. CPI는 전월 대비 0.1%포인트 감소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상승세가 완화됐다. 전날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5% 상승해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3월 수정치는 0.1% 하향 조정됐다. 물가 지표 발표에 앞서 마감한 미 증시도 기대를 선반영했다. 나스닥 지수는 1만6511.1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금리 인하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면서도 인상에는 다시금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외국은행연합회 초청 대담에서 “인플레이션이 2%로 낮아진다는 확신을 갖는 데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면서도 “다음 금리 결정이 인상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4월 PPI)가 뜨겁다고 하기 보다는 혼재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도 2800선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