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고유가에… 수출입 물가 4개월 연속 껑충

입력 2024-05-15 02:52
뉴시스

지난달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수출입 물가가 넉 달 연속 상승했다. 수입 물가의 상승은 생산비용에 전가될 수 있어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4월 수출입 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20년 수준 100)는 132.17로 3월(126.94)보다 4.1% 상승했다. 4개월 연속 상승세다. 특히 지난달 증가율은 2022년 3월(6.2%)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품목별로는 지난 3월과 비교해 컴퓨터·전자·광학기기(7.3%), 화학제품(3.3%) 등이 수출 물가를 끌어올렸다. 특히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 등의 영향으로 정보기술(IT) 전방 산업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가격이 크게 올랐다. 세부 품목 가운데 D램이 16.4%, 플래시메모리가 11.4% 상승했다. 각각 전년 동월 대비 49.4%, 122.0% 상승한 수치다.

수입물가지수도 상승세를 지속해 지난달 143.68을 기록했다. 전월보다 3.9% 오르며 지난해 8월(4.1%)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수입물가의 상승 원인은 강달러 현상과 국제유가가 대폭 오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은 1367.83원으로 전월(1330.70원) 대비 2.8% 올랐다. 같은 기간 국제유가는 평균 배럴당 89.17달러(두바이유 기준)로 3월(84.18달러)보다 5.9% 뛰었다.

유가 흐름에 직격탄을 맞은 원재료는 지난달 전월보다 5.5% 상승했다. 원유(8.9%)와 동광석(12.4%), 커피(14.6%) 가격 등이 크게 올랐다. 중간재에서는 동(銅) 정련품(12.4%)과 알루미늄 정련품(12.5%), 자일렌(8.2%) 등의 상승 폭이 컸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유가가 3월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했지만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느냐 완화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수입 물가에 광산품이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 부분은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