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수사 지휘 중앙지검장 교체

입력 2024-05-14 00:11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보임된 이창수 전주지검 검사장이 지난해 전주지검 대회의실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장이 13일 전격 교체됐다. 새 중앙지검장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대검찰청 대변인으로 함께 근무했던 이창수(사법연수원 30기) 전주지검장이 임명됐다.

법무부는 이날 검사장급 이상 검사 39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오는 16일자로 단행했다. 지난 10일 윤석열정부 초대 민정수석에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이 임명된 지 사흘 만이다.

이 지검장은 ‘총장의 입’이라 불리는 대검 대변인 시절 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이명박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을 지냈고, 성남지청장 재직 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을 수사해 이 대표를 기소했다. 지난해 9월 전주지검장에 부임한 후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 서모씨의 이스타항공 특혜 취업 의혹을 수사해 왔다.

이 지검장은 특별수사와 기획 업무를 두루 알고, 청와대 근무 경력이 있어 대통령실 시스템도 잘 아는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다. 한 전직 검사장은 “이 지검장은 윤 대통령과 검찰 근무연이 깊어 송경호(29기) 현 중앙지검장에 비해 대통령 의중을 잘 아는 사람”이라며 “대통령실이 좀 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임명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친윤석열 사단’ 인사를 김 여사 수사를 진두지휘하는 자리에 앉힌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중앙지검 지휘부가 전격적으로 대거 교체되면서 수사가 일부 지연될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런 이유로 당장 야당에서는 이번 인사가 “김 여사 수사 방탄의 서막”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2022년 5월 23일 취임해 2년간 서울중앙지검을 이끈 송 지검장은 부산고검장으로 승진했다. 승진 인사지만 직접 수사 업무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일각에서는 송 지검장이 김 여사 수사를 두고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은 것이 반영된 인사라는 평가도 나온다. 법조계에선 올해 초 서울중앙지검이 김 여사를 소환하려 했고, 법무부가 송 지검장을 교체하려 하자 이원석 검찰총장이 강하게 반발했다는 설이 돌았다. 다만 송 지검장이 2년간 대형 수사를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교체 자체가 이례적인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이 총장의 임기가 4개월여 남아 있는 상황에서 대검 참모진도 대폭 교체됐다. 이 총장은 이날 춘천지검 원주지청을 격려 방문한 자리에서 법무부 인사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수고가 많으시다”며 말을 아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