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주택임대료가 美 금리인하 막는다”

입력 2024-05-14 01:45
미국 워싱턴DC에서 매물로 나온 한 단독주택. EPA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더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 전역의 주택 임대료 상승률 둔화가 연준의 기대보다 느리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준의 강행군이 주택 임대료라는 암초를 만났다”면서 “연준의 계산대로 주택 임대료 상승률 둔화가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동산 시장조사업체 코어로직이 집계한 미국 단독주택 임차료 상승률은 2022년 14%에 달했으나 올해 2월 들어서는 3.4%로 크게 떨어졌다. 신규 계약 임대료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공식 물가지표인 CPI는 기존에 체결된 임차계약을 주거비지수에 반영하기 때문에 신규 임대료 변화를 반영하는 데 시차가 존재한다. 연준은 “시차가 있기는 하지만 신규 임대료 상승률이 낮아지고 있는 만큼 결국 인플레 잡기는 시간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WSJ는 “문제는 신규 임대료가 주거비지수에 반영되는 시차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길어질 개연성이 높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높아진 주택담보대출 금리 탓에 주택 구매 수요보다 임대 수요가 많은 데다 새로 셋집을 얻기보다 기존 임차계약을 갱신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신문은 “이로 인해 일각에선 연준이 기대한 만큼의 주거비 상승률 둔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관측도 나온다”고 전했다. 이민자 급증과 견조한 고용시장, 높은 임금 상승률로 신규 임대주택 공급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