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13일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지난해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 투입됐던 채 상병이 순직한 지 299일, 9개월29일 만이다.
경북경찰청은 이날 경산시 제1기동대에서 임 전 사단장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피의자로 불러 직접 대면 수사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이날 오전 8시50분쯤 경산시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 강·폭력범죄 사무실 앞에 변호인 없이 홀로 모습을 드러냈다. 군복 차림으로 한손에는 서류가방을 든 채였다.
임 전 사단장은 “작전 임무 수행 중에 안타깝게 순직한 채 해병의 명복을 빈다”며 “유가족들에게도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깊이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간 검증되지 않은 각종 허위 사실과 주장이 난무했다”고 지적했다. 또 “특히 일부 유튜브, SNS, 일부 언론에서 심지어 제가 하지도 않은 수중수색 지시를 제가 했다고 10개월째 주장하고 있다”며 “이번 수사에 임하면서 이러한 것들이 낱낱이 밝혀질 수 있도록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준비한 말을 마친 임 전 사단장은 취재진 질문에 단 한 마디도 답하지 않았다.
경찰은 임 전 사단장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 및 사고 전반에 관한 사항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임 전 사단장이 예상보다 빨리 출석했으며 수사가 수사인 만큼 조사는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임 전 사단장이 받고 있는 혐의와 사고 원인, 사고 전반에 걸친 사항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번 수사는 김경호 변호사의 고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과 함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된 이모 중령의 변호인이자 항명 혐의로 재판받는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의 변호인이기도 하다.
경산=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