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vs 우원식… 국회의장 ‘양자대결’ 압축

입력 2024-05-13 01:14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오른쪽)·조정식 국회의장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국회의장 후보 단일화를 논의하기 위해 회동하며 손잡고 있다. 연합뉴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를 선출하는 더불어민주당의 경선이 추미애 당선인과 우원식 의원의 맞대결로 정리됐다. 4파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던 경선 구도가 후보 단일화 및 사퇴에 따라 양자 구도로 전환되자 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추 당선인과 조정식 의원은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조 의원은 “민주당이 대동단결해서 총선 민심을 실현하는 개혁 국회를 만드는 데 마중물이 되고자 이번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추 당선인(66)과 조 의원(61)은 22대 국회에서 나란히 6선에 올라 원내 1당의 최다선이 됐지만 추 당선인이 연장자라는 점을 존중했다고 조 의원은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최다선이 국회의장을 맡는 관례에 따라 추 당선인이 전반기, 조 의원이 후반기 의장을 맡기로 ‘암묵적 합의’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추 당선인은 “두 사람이 힘을 합쳐 다음 국회를 개혁 국회로 만들고 민생을 되찾는 국회를 만들어내겠다는 뜻을 모았다”며 “지지 표명을 해준 데 대해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국회의장 경선에 도전했던 5선의 정성호 의원도 언론에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민주당의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며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반면 우 의원은 입장문에서 “자리를 나누듯 단일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완주 의사를 밝혔다.

추 당선인과 조·정 의원 모두 친명(친이재명)계로 꼽히는 만큼 당내 주류인 친명계 표심이 추 당선인에게 쏠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당내에선 ‘명심’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이 대표 의중이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받는 추 당선인 쪽으로 기울었다는 얘기다.

총선 상황실장을 맡았던 친명계 김민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원 주권 존중을 순리로 보는 새 정치 문법과 다선의 연장자 우선을 순리로 보던 전통 정치 문법이 공교롭게 같은 해법을 향하고 있다”며 추 당선인 지지를 선언했다. 친명인 박찬대 원내대표가 물밑에서 후보군을 교통정리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다만 그간 추 당선인이 보여준 강경 일변도 태도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 경선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국회의장은 원내 다수당인 민주당이 16일 경선에서 후보를 선정해 추천하면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 득표로 당선된다.

김영선 박장군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