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를 선출하는 더불어민주당의 경선이 추미애 당선인과 우원식 의원의 맞대결로 정리됐다. 4파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던 경선 구도가 후보 단일화 및 사퇴에 따라 양자 구도로 전환되자 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추 당선인과 조정식 의원은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조 의원은 “민주당이 대동단결해서 총선 민심을 실현하는 개혁 국회를 만드는 데 마중물이 되고자 이번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추 당선인(66)과 조 의원(61)은 22대 국회에서 나란히 6선에 올라 원내 1당의 최다선이 됐지만 추 당선인이 연장자라는 점을 존중했다고 조 의원은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최다선이 국회의장을 맡는 관례에 따라 추 당선인이 전반기, 조 의원이 후반기 의장을 맡기로 ‘암묵적 합의’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추 당선인은 “두 사람이 힘을 합쳐 다음 국회를 개혁 국회로 만들고 민생을 되찾는 국회를 만들어내겠다는 뜻을 모았다”며 “지지 표명을 해준 데 대해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국회의장 경선에 도전했던 5선의 정성호 의원도 언론에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민주당의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며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반면 우 의원은 입장문에서 “자리를 나누듯 단일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완주 의사를 밝혔다.
추 당선인과 조·정 의원 모두 친명(친이재명)계로 꼽히는 만큼 당내 주류인 친명계 표심이 추 당선인에게 쏠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당내에선 ‘명심’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이 대표 의중이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받는 추 당선인 쪽으로 기울었다는 얘기다.
총선 상황실장을 맡았던 친명계 김민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원 주권 존중을 순리로 보는 새 정치 문법과 다선의 연장자 우선을 순리로 보던 전통 정치 문법이 공교롭게 같은 해법을 향하고 있다”며 추 당선인 지지를 선언했다. 친명인 박찬대 원내대표가 물밑에서 후보군을 교통정리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다만 그간 추 당선인이 보여준 강경 일변도 태도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 경선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국회의장은 원내 다수당인 민주당이 16일 경선에서 후보를 선정해 추천하면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 득표로 당선된다.
김영선 박장군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