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8월로 예상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유승민 전 의원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지지자들의 요청으로 5년 만에 대면 토크콘서트를 열었고, 한 전 위원장은 지역 도서관에서 시민들과 만난 모습이 포착됐다. 두 사람은 최근 실시된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4·10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한 이후 공개 활동을 자제했던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도서관을 찾았다. 한 전 위원장 팬카페 등 온라인상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그는 편한 차림으로 이어폰을 낀 채 의자에 앉아 책을 보거나 시민들과 셀카를 찍었다. 사진 속 한 전 위원장은 선거 기간 착용했던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한 전 위원장은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힌 적이 없지만 당 안팎에선 그의 출마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된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3일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을 지낸 김형동 의원, 당직자 등 20여명과 만찬을 한 데 이어 이번 주에는 자신이 영입한 이상민 의원 등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한 초선 당선인은 1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주변 지인들이 한 전 위원장에게 당선인과 낙선인 등을 두루 만나라고 조언한 것으로 안다”며 “선거가 끝나고 어느 정도 회복기를 가졌으니 이제는 사람들을 만나고 공부하는 시간을 갖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초 예상됐던 6말7초 전당대회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힌 뒤로 당 안팎에선 ‘한동훈 등판론’과 ‘한동훈 견제론’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안철수·윤상현 의원은 한 전 위원장 출마와 관련해 자숙과 성찰의 시간을 강조했다. 나경원 당선인은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자신도 나서겠다고 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당권 주자 후보로 꼽히는 유 전 의원도 활동 보폭을 넓히고 있다. 유 전 의원은 11일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팬클럽 ‘유심초’ 회원들과 만났다. 유 전 의원은 통화에서 “전당대회에 출마해 달라는 이야기를 주로 들었다”며 “다만 아직 출마 결심이 서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당대회 룰이나 저의 당락 가능성은 출마 결심하고는 관계가 없다”며 “제 기준은 하나, 당대표가 됐을 때 당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가, 당에 도움이 될 것인가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 기관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 8~9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유 전 의원은 28%, 한 전 위원장은 26%를 얻어 오차범위(±3.1% 포인트) 내 접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한 전 위원장이 48%로 1위를 기록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