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운영하던 보잉 747 여객기가 핵전쟁 시 공중에서 미군을 지휘 통제하는 군용기로 개조될 전망이다. CNN은 10일(현지시간) 미 공군의 E-4B 공중지휘통제기 교체사업을 맡은 미국 방위산업체 시에라네바다가 대한항공이 정규편으로 운영하던 보잉747 5기를 구매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 공군은 ‘생존 가능한 공중 작전센터’를 개발·생산할 사업자로 시에라네바다를 선정했다. 생존 가능한 공중 작전센터는 신형 E-4B의 공식 명칭이다. 계약 규모가 130억 달러(17조8400억원)에 이르는 이 사업은 2036년까지 완료해야 한다.
E-4B(사진)는 미국 본토의 군사시설이 핵공격을 받아 무력화되더라도 공중에서 핵전쟁을 지휘할 통제본부 기능을 갖춰 ‘심판의 날 항공기(Doomsday Plane)’라는 별명이 붙었다. 유사시 대통령과 국방장관, 합동참모본부가 탑승해 전 세계 미군을 지휘하는 ‘하늘의 국방부’다. 통신장비를 장착하고 핵폭발의 열기와 방사선, 전자파를 견디도록 설계됐다.
미 공군이 현재 운영 중인 E-4B는 보잉 747-200 기종을 개조한 것인데 1980년대 도입돼 교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번에 대한항공이 매각한 기종은 더 크고 신형인 보잉 747-800으로 알려졌다.
시에라네바다가 747기를 중고로 구매한 것은 보잉이 이 기종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8일 항공기 5대를 시에라네바다에 9183억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지만 구체적인 기종은 공개하지 않았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