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보다 낮다는 말이 나온다”며 “대통령실이 정신을 바짝 차리고 국정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원내대표 취임 엿새 만에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가능성을 언급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국민들은 야당에 192석을 몰아주며 윤석열정부를 심판했다”며 “개헌선까지, 거부권을 거부할 수 있는 의석수까지, 더 심한 정치적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의석수까지 8명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탄핵 소추에 필요한 200석을 언급한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탄핵당할 수도 있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걱정이 되기도 한다”며 “국정기조에 변화가 없다면 국민들의 분노가 임계치까지 끓어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2016년 12월 야권 4당을 합쳐 170석밖에 없었지만 실제로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에선 찬성이 234표나 나왔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언제까지 대통령실의 눈치만 볼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말했다.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에서 최소 62명이 탄핵 소추에 찬성표를 던졌던 상황을 상기시킨 발언이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지난 2년 임기에 대해선 “무능력, 무책임, 무도함으로 정리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 낙제점”이라고 평가했다. 또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검찰 수사를 언급하며 “이재명 대표 부인의 법인카드 사용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129번이나 압수수색을 했다고 알려졌는데 공평하게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내 주류인 친명(친이재명)계 중에서도 강성으로 꼽히는 박 원내대표는 지난 3일 171석의 거대 야당인 민주당의 원내사령탑에 선출된 뒤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일하면서 싸우는 민주당’을 내건 그는 입법 강공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정국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처음 주재한 원내대책회의에선 원내지도부 22명이 앞장서서 개혁을 실천하겠다며 ‘개혁기동대’라는 이름을 붙였다.
또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상견례차 만난 자리에선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만약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재의결이 왔을 땐 정국에 상당히 파란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