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9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대해 “국민 누구도 공감할 수 없는 자화자찬으로 채워졌다”며 “언제까지 고집불통 대통령의 모습에 절망해야 하는가”라고 혹평했다.
한민수(사진)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국정운영에 대한 반성은 찾을 수 없었다”며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과 국민이 처한 상황을 얼마나 무사안일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똑똑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총선을 통해 민심의 회초리를 맞고도 고집을 부리는 대통령의 모습이었다”고 비판했다.
한 대변인은 특히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정치 공세로 규정한 것을 두고 “김 여사가 불가침의 성역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국회를 통과해 정부로 이송된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선 “이미 수개월째 제자리걸음인 수사기관의 수사를 믿고 지켜보자는 말로 국민을 허탈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10일 초선 당선인들을 중심으로 국회 본청 앞에서 채상병 특검법 관철을 위한 비상행동 선포식을 한 뒤 천막 농성에 들어간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긴급 입장문을 내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이후 발생할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대통령이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과 검찰개혁 공동전선을 펴고 있는 조국혁신당은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 2년의 국정운영을 반성하고 앞으로 잘할 것 같다는 확신을 얻은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개혁신당은 “채상병 특검법, 의대 증원 등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없었다”며 “윤 대통령의 현실 인식이 여전히 부족함을 알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정희용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국민께서 궁금해할 모든 현안에 대해 대통령의 진솔하고 허심탄회한 입장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며 “국민의 삶을 바꾸는 데 부족한 점이 있었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하고 질책과 꾸짖음을 겸허한 마음으로 새기겠다는 다짐도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민생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초심으로 돌아가 더욱 낮은 자세로 소통하며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여권에서도 아쉽다는 평가가 나왔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총선 참패에서 어떤 교훈을 깨달았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가 없었다”며 “여론에 떠밀려 마지못해 야당 대표를 만나고 중요한 질문에는 동문서답하며 하나 마나 한 기자회견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