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8일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정부가 갑자기 발언하면 문제 소지가 있다”며 “네이버의 의사결정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지속해서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라인야후의 한국 네이버 자본 관계 등을 재검토하라고 행정지도를 한 데 대한 신중론을 강조한 것이다. 한·일 양국 정부 간 갈등을 피하고 기업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네이버와 대응책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이 장관은 8일 정부세종청사 인근 식당에서 취임 2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네이버가 민감하게 경영적 판단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가 나서야 할 자리와 나서지 말아야 할 자리가 있다. 국가 이익을 위해 신중한 행보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대응이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지난해 말부터 네이버와 소통하며 협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2차관은 “외교부를 비롯한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2년 임기 주요 성과로 누리호·다누리호 발사 성공, 우주항공청 특별법 제정, 인공지능(AI) 진흥 정책 등을 꼽았다. 최우선 입법 과제로는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 AI 기본법(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법률) 제정을 꼽았다. 이들 법안은 21대 국회가 끝나는 이달 말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 이 장관은 “쟁점 사항이 없는 만큼 조속한 통과가 필요하다”며 “다음 회기로 넘어간다면 참 불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연구·개발(R&D) 예산 효율화 과정에서 과학기술계와 소통하는 데 아쉬움이 있었다면서 올해 늘어난 신규 과제 예산을 조속히 집행하고 내년도 예산을 대폭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스테이지엑스가 28㎓ 주파수 신규 사업자 법인 설립을 신청한 데 대해선 “적정성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