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안보보좌관 후보 “미군, 韓 주둔 불필요”

입력 2024-05-09 01:22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 거론되는 전직 미 국방부 당국자가 미군을 더 이상 한반도에 주둔시킬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엘브리지 콜비(사진) 전 국방부 전략·전력개발 담당 부차관보는 지난 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주된 문제가 아닌 북한을 해결하기 위해 더 이상 한반도에 미군을 인질로 붙잡아둬서는 안 된다”며 “한국이 대북 방어에 있어 주된 책임을 져야 한다. 미국은 북한과 싸우면서 중국도 상대할 군사력을 갖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미국의 군사력이 여러 대규모 전쟁을 동시에 치를 만큼 강하지 않다면서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대규모 병력을 증원하는 현재의 한·미 작전계획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동아시아에서 미군의 역할은 가장 큰 위협인 중국 억제로 집중해야 하며 중국이 한반도에 직접 개입할 경우에만 한국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면서 “미국이 한국을 버려야 한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시사지 타임 인터뷰에서 한국이 방위비를 증액하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음을 시사한 데 대해 콜비 전 부차관보는 “내가 결정권을 가졌다면 주한미군을 두지 않을 것”이라며 “미군 전력 다수가 한국에 있으면 북한·중국과 너무 가까워 엄청난 선제공격을 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 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가능한 한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면서 “한국이 준비되지 않아도 (전환) 준비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미가 북핵 억제를 위해 모든 선택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국이 핵무장을 하지 않는 대안을 훨씬 선호하지만, 한국의 핵무장을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리처드 그러넬 전 주독일 대사와 함께 콜비 전 부차관보가 ‘트럼프 2기’ 국가안보보좌관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