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라파 검문소 장악 “지상전 임박”

입력 2024-05-08 01:30
이스라엘군 전차들이 7일 가자지구 라파 국경검문소의 팔레스타인 측 구역을 장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국경검문소의 팔레스타인 측 구역을 장악했다. 하마스와의 휴전안을 사실상 거부한 채 가자지구에서 이집트로 통하는 유일한 통로를 봉쇄한 것이다. 라파에 은신한 것으로 추정되는 하마스의 퇴로를 막으면서 곧 라파 지상전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스라엘군은 7일(현지시간) “401기갑여단이 이날 오전 라파 검문소의 가자지구 방면을 장악했다”며 “무장괴한 20명을 사살하고 땅굴 3개를 찾았다. 우리 군인들은 검문소 주변을 수색하며 추가 임무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문소 장악 과정에서 폭발물을 실은 차량이 이스라엘 전차로 돌진해 충돌했지만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이스라엘군은 설명했다.

라파 검문소는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의 유일한 관문이다. 개전 이후 국제사회의 구호품은 이 검문소를 통해 가자지구로 들어갔다. 라파에 있는 피란민은 140만명으로 추산된다. 가자지구 국경 당국은 로이터통신에 “라파 검문소가 이스라엘 전차 주둔으로 운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라파에 주민 대피령을 내린 전날 50여 차례 공습을 가했고, 주요 길목인 살라아딘 도로를 점령했다. 카타르 알자지라방송은 “가자지구가 라파 검문소까지 막혀 완전히 봉쇄됐다. 이스라엘군의 전면전이 임박했음을 알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스라엘군은 이날 텔레그램 브리핑에서 “라파 검문소가 테러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는 확실한 첩보를 입수했다. 이 정보를 근거로 검문소를 (작전) 목표로 삼았다”고 주장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이 제한적이었을 가능성도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집트 당국자도 AP통신에 “이번 작전 범위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하마스는 전날 이집트·카타르가 제시한 휴전안을 수용했지만, 이스라엘 총리실은 “하마스의 제안이 우리의 요구사항에 미치지 못했다. 전시내각은 라파에 대한 지속적 공격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