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시 확산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에 이어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까지 금리 인하를 언급하고 나섰다. 긴축적인 통화 정책이 결국엔 물가상승률을 낮춰 금리 인하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기준금리 전망 분위기는 다시 ‘연 2회 인하’ 쪽으로 급반전하며 시장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6일(현지시간) 미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제27회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대담에서 “강한 노동 시장과 인공지능(AI)에 필요한 에너지 자원 등 현재 모든 것이 미국 경제에 유리하다.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올해 안에 잡히겠느냐는 것”이라며 “기본 시나리오에서 올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까지 하락하고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을 밑돈 점을 근거로 언급했다. 그동안 높은 고용지표가 물가 상승 압력을 높여 왔는데, 노동시장이 식으면 물가상승률 둔화와 금리 인하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연준 인사들도 잇따라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같은 행사에서 “현재 통화 정책이 매우 좋은 위치에 있다”면서도 “결국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발표되는 지표에 따라 통화정책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일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축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발언과 맥을 같이 한다는 평가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사우스캐롤라이나 컬럼비아 로터리 클럽에서 현재 금리가 물가상승률을 목표치인 2%까지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제약적인 금리 수준이 수요를 억제해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낙관한다”며 “경제가 더 크게 둔화한다면 연준은 필요에 따라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충분한 화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연내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것이다.
금리 인하 기대가 되살아나면서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특히 나스닥 지수는 3거래일 연속 매일 1% 이상씩 오르며 상승 폭을 키웠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16% 오른 2734.36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730선에 올라선 것은 지난달 4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4.77% 오른 8만1300원을 기록했고, SK하이닉스는 3.70% 오른 17만96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세가 끌어올렸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대거 유입된 데는 환율 하락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9일 이후 처음으로 장중 1350원대로 복귀했다가 소폭 오른 1360.1원으로 마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