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을 최대 4567명 선발할 계획이다. 단번에 선발 규모를 전년 대비 49.3%(1509명) 증원했다. 의사 단체들은 의대 교육이 ‘날림’이 된다고 주장하지만, 교육부는 이번 증원을 의대 교육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정부는 관계부처 협의와 전문가 간담회 등을 거쳐 의대 교육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종합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늘어난 의대생이 밟아갈 교육 단계별로 맞춤형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대 6년은 예과 1·2년, 본과 1·2학년, 본과 3·4학년으로 크게 세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올해 늘어난 인원은 내년 새 학기에 예과 1학년이 된다. 예과 1·2학년 과정은 의사가 되기 위한 기초소양을 익히는 단계다. 정부는 기존 의대 교육 기반으로도 수용 가능하다고 본다.
이들은 2027년 본과 1학년에 진입한다. 본과 1·2학년 때는 해부학·생리학·약리학 등 의학의 바탕을 이루는 기초의학을 공부한다. 의사 단체들은 기초의학을 가르칠 교수 부족을 의대 증원의 반대 이유 중 하나로 들고 있다. 정부는 의대 교육과정의 효과적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40개 의대가 무크(온라인 공개강좌 플랫폼) 방식으로 교수 자원을 공유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해부학은 A대학, 약리학 B대학, 생리학 C대학 등으로 강좌를 만들면 다른 의대 학생이 수강해 학점을 받는 방식이다.
정부가 운영하는 한국형 무크를 활용하거나 40개 의대가 정부 재정지원을 받아 의대만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할 수도 있다. 물론 무크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무크 방식으로 기초학습이 이뤄지면 개별 대학에서 필요에 따라 좀 더 심화한 학습을 진행할 수 있다. 이와 맞물려 교수 신규 채용도 늘릴 계획인데, 내년부터 국립대 의대 교수 1000명이 단계적으로 채용될 예정이다.
본과 3·4학년은 임상실습이 핵심이다. 학교보다 임상경험을 하는 병원이 중요하다. 올해 증원된 학생들이 본과 3학년으로 올라가는 시기는 2029년이다. 향후 5년 동안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 체계’(라이즈) 방식을 활용해 지역 병원에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라이즈란 지역 대학과 지역 기업,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 지역 인재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다. 지자체 주도로 의대와 지역 병원, 공공병원 등이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의대생 실습도 다양한 의료 기관으로 다변화하는 구상이다. 정원이 많이 늘어난 국립대에는 체계적 실습이 가능한 임상교육훈련센터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