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공급 과잉’에도 북미 생산 늘린 韓 태양광… 볕들 날 올까

입력 2024-05-08 03:03
국민일보DB

국내 1위 태양광 업체인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은 최근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 공장의 태양광 모듈 생산라인을 완공하고 본격 생산에 돌입했다. 면적 154만㎡(약 47만평)의 카터스빌 공장은 연간 3.3기가와트(GW) 규모의 태양광 모듈을 생산한다. 지난해 증설을 마친 미국 조지아주 달튼 공장 생산량(5.1GW)까지 더하면 한화큐셀의 태양광 모듈 생산량은 연간 8.4GW로 미국 최대 규모가 된다. 한화큐셀은 7일 “미국 130만 가구가 1년간 사용하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공격적 증설에도 한화큐셀은 미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태양광 제품의 저가 공세로 북미 판매량과 단가가 동시에 하락하는 이중고를 겪으면서다. 중국은 미국의 태양광 수입 규제를 피해 동남아시아 국가를 통한 우회 수출을 지속하고 있다. 다만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이 동남아산 중국 태양광 제품에 대한 규제에 착수하면서 올해가 ‘태양광 보릿고개’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미국 현지에서 생산한 태양광 모듈 등으로 약 2000억원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익을 얻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태양광 모듈은 와트(W)당 7센트, 셀은 4센트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다. 한화큐셀은 카터스빌 공장을 통해서도 올해만 1억4000만 달러(약 1860억원)의 AMPC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AMPC 수익을 더해도 한화큐셀은 올 1분기 187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도 7785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급감했다. 중국 태양광 제품의 저가 공세에 북미 판매량이 줄어든 데다, 태양광 모듈과 셀 가격도 지난해 W당 각각 346원, 138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탓이다. 한화큐셀 매출의 85%는 수출에서 나온다. 한화솔루션은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한화큐셀의 태양광 사업에 대해 “판매량 감소에 가격 하락까지 겹쳐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태양광 업계는 미국의 ‘대중국 견제’ 확대에 기대를 건다. 특히 다음 달부터 중국 태양광 기업이 동남아 4개국(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가 2년 만에 재개된다.

미국은 2012년부터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250%의 관세를 부과해 왔다. 이에 중국은 동남아 4개국을 통해 미국 우회 수출을 이어왔다. 현재 미국 태양광 모듈의 약 75%는 동남아산으로, 모두 중국 기업이 생산한다. 이에 미 상무부는 다음 달부터 동남아를 경유한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도 2년간 유예했던 254%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다. 지난달 30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제10차 한·미 에너지안보대화’에서도 중국의 ‘태양광 과잉 공급’ 문제가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산 중국 물량이 해소되는 하반기부터 북미 시장 여건이 다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