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멀어진 금리 인하 기대감… 단기채에 우르르 몰렸다

입력 2024-05-07 03:45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인 가운데 지난달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순매수 규모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채에 뭉칫돈이 몰렸다. 금융권에서도 지금은 채권 투자가 적기라는 조언이 나온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투자자들이 순매수한 채권 규모는 4조5273억원이다. 3월 순매수 규모 3조5708억원보다 1조원가량 늘어났다. 역대 최고 기록이던 지난해 4월 4조2479억원에 이어 월별 채권 순매수 규모가 4조원을 웃돌았다.

이는 올 상반기로 예상됐던 금리 인하에 관한 기대감이 꺾였기 때문이다. 시장 금리가 다시 상승하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에는 은행(22조3000억원), 보험(4조5000억원), 자산운용(21조4000억원) 등 모든 투자 주체들이 채권을 다량 매수했다.

특히 장기채보다 단기채로 돈이 몰리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의 순매수 1위 채권은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국고19-5(5년물)’이었다. 또 다른 연내 만기 도래 채권인 ‘국고21-4(3년물)’도 순매수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두 채권의 개인 순매수액은 각각 4109억원, 132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으로 채권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조언도 내놓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진 만큼 채권 금리가 2분기 중 고점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예상보다 견고한 경제지표로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고 있지만 지연된 금리 인하 기대는 대부분 반영됐으며 연내 금리 인하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채권은 투자 위험이 낮으면서 금리라는 기대수익을 챙길 수 있는 투자 수단이다. 강수진 하나은행 용산PB센터지점 부장은 “채권 금리는 3%대 중후반 정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고, 향후 금리 수준이 빠르게 떨어지거나 올라가는 변동 가능성은 적어 금리 변화로 인한 자본차익의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