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교회가 저출산 위기 극복에 희망의 등불이 되고 있다. 교회는 12년 전부터 교회 내 성도를 대상으로 파격적인 출산 장려금을 지급했고 최근엔 ‘양육 인지 감수성’이란 개념을 만들어 이를 고취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양육하기 좋은 사회는 모두의 힘과 지혜로 만들어 가야만 한다는 취지다. 또 청년 세대 부흥을 위해 찬양, 기도 집회를 그들 눈높이에 맞게 계획하는 등 다음세대 성장을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국민일보는 지난 3일 이영훈 목사를 만나 최근 교회가 펼치는 다양한 사역과 함께 전 세계 부흥운동을 주도하는 오순절 운동 등에 대해 들었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신생아 1명당 1억원을 현금으로 주는 방안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63%가 ‘출산의 동기 부여가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1억원 출산 장려금은 목사님께서 줄곧 강조해오신 내용이기도 하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5000명이 넘는 성도에게 54억원에 달하는 출산 장려금을 지급했다. 그 결과 영아부의 경우 저출산 위기 속에서도 3배 정도 부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부터 금액을 인상해 첫째는 200만원, 둘째는 300만원, 셋째는 500만원, 넷째부터는 1000만원을 각각 지급하고 있다. 현금 지원은 아이를 낳는 분들에게는 실제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1억원 정도를 주면 아이를 낳을 용기를 갖지 않겠는가 생각한 것이다. 문재인정부 시절부터 정부 관계자 등을 만나 저출산 캠페인에 돈을 쓰는 것보다 아이를 낳는 가정에 1억원을 지원하자고 건의했다.
이런 제안에 대해 반대하는 분도 있다. 그러나 팩트는 엄연히 존재한다. 전남 해남은 매달 15만원을 20개월에 걸쳐 지원했고 육아용품도 지원했다. 그렇게 해서 합계출산율이 상승했는데 20개월 후엔 아이를 낳은 가정이 인프라 부족으로 지역을 떠나는 경우가 있었다. 따라서 주거와 일자리 등 인프라 구조 등을 개선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다. 현재 전남 강진은 7년간 5000만원을 주기 시작했고 합계출산율도 2.3%까지 올랐고 가정당 자녀도 3명씩 된다고 한다. 만약 이 같은 제도를 전국적으로 적용해 1억원의 장려금을 지급한다면 출산율은 더 상승하지 않을까. 아이가 생긴다면 집 한 채씩 제공하는 것도 추가해볼 수 있다. 현재 정부에서 18세까지 아이들에게 지급하는 돈이 8200만원이라고 한다. 지난해 말 인천의 유정복 시장은 1800만원을 더해 1억원을 주겠다는 출산정책을 발표했다. 정부가 올해 저출산 캠페인에 50조원을 준비한다고 하는데 그중 절반만이라도 출산 장려금으로 1억원을 지급한다면 25만명은 더 낳을 수 있을 것이다.”
대담=이명희 종교국장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양육하기 좋은 사회는 우리 모두의 힘과 지혜로 만들어 가야만 한다’는 취지에서 ‘양육 인지 감수성’이란 개념을 만들고 이를 고취하는 운동을 시작했다. ‘양육 인지 감수성’이란 성 인지 감수성에서 착안한 말로 자녀의 출산과 양육에 있어서 차별과 불균형을 얼마나 민감하게 감지해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모두가 양육하기 어려운 부분을 깊이 깨닫고, 그에 대한 지혜와 힘을 모으자는 뜻에서 펼치고 있는 전 성도 캠페인이다. ‘양육 인지 감수성 체크 리스트’를 제작해 우선적으로 300명의 목회자와 58만 성도들을 통해 주변에 홍보할 예정이다. 또 관련 주제로 포럼도 진행하려고 한다. 저출산 위기는 출산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 전체 구성원이 함께 아이를 양육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한국의 6만 교회가 교회 시설을 활용해 지역사회를 위한 방과후학교나 키즈카페, 스터디카페 등 ‘열린 교회’를 조성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교회는 사회와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 사회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개화기 초기 한국교회가 그랬다. 교육 문화 의료 등 모든 분야에 영향을 끼쳤다.”
-교회가 세상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말씀에 공감한다. 목사님께서는 탈기독교 시대 속에서도 부흥은 다시 올 것이라고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역설이 있다. 코로나가 사회로부터 교회를 격리시켰지만 교회가 오히려 사회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최근 코로나 때문에 교회에 대해 마음이 열렸다는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젊은이들도 교회는 잘 안 나오지만 유튜브나 SNS를 통해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사람이 늘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도 코로나로 인해 일시적인 성도 수 감소가 있었지만 코로나 종식 후엔 이전보다 더 많은 성도가 모이고 있다. 이는 코로나 때에도 온라인을 통해 지속적으로 연결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대만의 아브라함 콩 목사라는 분은 15년 전 예언 같은 말을 했다. 앞으로 세계에서 제일 큰 교회는 핸드폰 교회가 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 당시엔 무슨 말인지 잘 와닿지 않았는데 코로나 이후 그분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부흥은 우리 예상을 뛰어넘어 올 것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다음 달 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초교파 찬양 집회인 ‘2024 더 홀리스피릿페스티벌’ 성회를 개최한다.
“이번 성회는 청년 등 다음세대를 대상으로 한다. 코로나 이후 영적 침체기에 빠진 청년세대를 일으키고 다시금 부흥하는 청년세대로 만들기 위해 함께 기도하자는 취지다. 올해 성회 주제는 ‘리바이벌 이즈 커밍’(Revival is coming)이다. 저와 김다위(선한목자교회) 목사가 주강사로 나선다. 배우 겸 가수 송지은이 간증 메시지를, 팀조슈아와 아이자야씩스티원(Isaiah6tyone) 예람워십 등이 찬양예배를 인도한다. 13일부터는 12일 연속 청년열두광주리기도회도 진행한다. 개인적으로 요즘 한 가지 반성하는 게 있다. 나이 많은 사람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자기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꼰대라고 불린다. 젊은이들을 위해서는 젊은이가 주도하도록 그들에게 적극적으로 문을 열어줘야 한다.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보다 훨씬 변화 속도가 빠르고 결정도 과감하다. 교회는 차세대 부흥을 위해 그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최근 미국 고든콘웰신학교 세계기독교연구센터가 발표한 세계 기독교 현황에 따르면 전 세계 기독교 인구는 계속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기독교 인구 증가를 견인한 교단은 오순절이었다.
“미국 하버드대 석학 하비 콕스 교수는 ‘21세기는 오순절 영성을 다룬 교회가 부흥할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또 그 이전에 버밍햄대 콜린 데버 교수는 가장 주목하는 기독교 부흥 운동으로 오순절 운동을 지목하면서 20세기 말이면 오순절 소속 성도가 2억명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실제 오순절 운동의 결과는 그의 전망을 훨씬 뛰어넘어 20세기 말 6억명, 현재는 6억8000만명에 이른다. 2030년에는 10억명에 달할 것으로 본다. 이처럼 전 세계 부흥운동의 물결은 오순절이 주도하고 있다. 중남미 교회 80%는 오순절 교단일 정도이다. 하나님의성회 교회가 가장 많은 나라는 브라질로 4000만명에 이른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장로교가 성장해 전 세계 장로교회의 3분의 1이 자리를 잡았다. 반면 오순절 교단은 아프리카 중남미 아시아 등에서 부흥을 주도하고 있다. 이렇게 오순절이 부흥하는 원인은 전 세계적 기후 경제 전쟁 위기 속에서 인생의 절망과 허무가 밀려오는 가운데 영적 운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공허와 갈급함을 채울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복음을 통한 영적 만족이다. 오순절 성령운동은 이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21세기는 영적 대부흥이 일어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미국의 애즈버리 부흥을 시작으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올해는 고종이 호러스 알렌을 통해 한국에 선교를 허락한 지 140년이 되는 해이다. 한국교회에 어떤 의미를 준다고 보는가.
“한국은 1882년 5월 22일 조·미수호통상조약을 통해 처음으로 국제 사회에 데뷔했다. 이 조약이 계기가 되어 기독교의 문이 열리게 됐다. 1884년 고종이 알렌 선교사를 받아들이면서 선교를 허락했고, 공식적인 선교 활동은 1885년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가 내한하면서 시작된다. 고종이 이렇게 기독교 선교를 허락한 것은 당시 기독교에 희망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도 그때와 비교해 살아가는 모습은 크게 달라졌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비슷하다. 인간은 모두 절망과 고통을 경험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 점에서 기독교가 우리 사회에 희망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원천이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모든 교회가 영적 부흥과 재무장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리=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