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 치러지는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이 관료 출신 수도권·충청·영남 지역 의원의 3파전으로 확정됐다. 송석준 의원(3선·경기 이천)이 지난 2일 가장 먼저 출마 선언을 한 데 이어 다음날 이종배 의원(4선·충북 충주)이 가세했고 5일에는 추경호 의원(3선·대구 달성)이 출사표를 던졌다.
추 의원은 후보등록일인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이 유능한 민생정당, 정책정당의 명성을 되찾고 국민이 공감하는 정치를 통해 다시 사랑받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후보 등록 후 기자들과 만나 “민심이 수도권에서 강풍처럼 몰아쳤다”며 “그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제대로 헤아려 받드는 역할을 당 지도부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입장문에서 “거대 야당과 지혜롭게 협의하며 오로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 신뢰받는 보수, 실력있는 집권여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기호 추첨 결과 이 의원이 1번, 추 의원이 2번, 송 의원이 3번을 받았다.
세 의원은 모두 관료 출신이다.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지만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다는 공통점이 있다.
행정안전부 차관을 지낸 이 의원은 2014년 충주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19·20·2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당 정책위의장,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을 거쳤다. 추 의원은 경제 관료 출신으로 20·21대 국회의원을 하며 여의도연구원장과 전략기획부총장 등을 맡았다. 윤석열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다. 국토교통부 관료 출신인 송 의원은 국회 교통위원회 간사, 당 정책위 부의장 등을 맡았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총선 참패 직후 치러져 비영남권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 점은 송 의원과 이 의원에게 유리한 대목이다. 그러나 대통령실과 당 사이의 가교 역할로는 추 의원이 적임자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누가 되든 총선 참패로 흐트러진 당 전열을 정비하고 당정 관계를 재정립하는 동시에 거대 야당을 상대로 원내 협상을 이끌어야 해 쉽지 않은 자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때 단독 출마설이 거론됐던 친윤계 핵심 이철규 의원은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는 당초부터 이번 선거에 출마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변수가 되지 않기 위해 최대한 침묵해 왔다”며 “그런데도 억측과 주장이 난무하는 상황이 제 마음을 안타깝게 했지만 일일이 반응하는 것이 자칫 당의 화합과 결속을 저해할까 우려돼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설명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