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8경기 만에 ‘쾅’… 어린이날 축포 쐈다

입력 2024-05-06 07:30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5일(한국시간) 미국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7회초 3점 홈런을 치고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AFP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4대 1 트레이드를 단행하면서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의 입지에 변동이 생겼다. 고우석은 새 출발의 기회를 얻었고, 홀로 남은 김하성은 새로운 경쟁을 펼치게 됐다.

김하성은 5일(한국시간) 미국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5타수 1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안타 하나가 홈런이었다. 시즌 타율은 0.211를 유지했다.

첫 세 타석에서 땅볼 하나와 뜬공 두 개로 조용했던 김하성의 방망이는 8-0으로 크게 앞선 7회 침묵을 깼다. 1사 1, 2루에서 상대 투수 브라이스 자비스를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작렬했다. 9회엔 유격수 땅볼로 타점을 하나 추가했다.

8경기 만에 본 손맛이었다. 지난달 26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시즌 4호포를 때려낸 김하성은 이후 빈타에 시달렸다. 7경기 동안 안타는 단타 2개뿐이었다. 0.238였던 시즌 타율은 이 기간 2푼 넘게 깎였다. 그 결과 이날은 올 시즌 들어 처음 9번 타자로 출전했다.

그사이 샌디에이고는 대형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전날 마이애미 말린스에 고우석 등 4명을 내주는 대가로 2루수 루이스 아라에즈를 받아 왔다. 2019시즌부터 빅리그에서 뛴 아라에즈는 특유의 정교함을 바탕으로 지난해 내셔널리그 타격왕을 차지했다.

최근 부진에도 김하성이 당장 주전 자리를 위협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아라에즈의 수비력은 타격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김하성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비교적 부담이 적은 하위 타선에서 타격감을 회복할 수 있다는 시선이다.

실제 샌디에이고는 이날 김하성에게 변함없이 선발 유격수를 맡겼다.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아라에즈는 이적 첫 경기부터 4안타를 몰아치면서 팀의 13대 1 대승을 견인했다. 6번타자 2루수를 맡은 잰더 보가츠 역시 5타수 1안타 2득점으로 제 몫을 했다.

갑작스레 유니폼을 갈아입은 고우석에게도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그는 스프링캠프 기간 기복 있는 투구로 개막 로스터 진입에 실패했다. 이후 내려간 마이너리그 더블A에서도 10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4.38에 그쳤다.

고우석이 새로 둥지를 튼 마이애미는 올 시즌 초반 부진에 빠지며 일찌감치 리빌딩으로 선회한 팀이다. 당장 성적을 내려는 샌디에이고와는 다른 만큼 기회가 더 풍부할 전망이다. 마이애미는 고우석을 산하 트리플A 팀인 잭슨빌 점보 쉬림프로 보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