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계출산율 0.72명(2023년)이라는 부끄러운 수치 대신 이날만큼은 축복과 격려, 희망의 메시지가 성도들의 마음을 토닥였다. 5일은 역사상 가장 아이를 적게 낳고 있는 저출산 대한민국의 한복판에서 맞는 어린이날이자 어린이 주일이었다.
대체휴일까지 겹치면서 사흘 연속 공휴일을 맞은 주요 교회들은 저마다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어린이와 학부모를 맞이했다. 일부 교회는 지역 어린이들을 초청해 어린이 축제와 잔치를 펼치면서 생명과 자녀의 소중함을 만끽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유아세례식도 이어졌다.
“밥상머리에서 자녀를 축복하면서 나누는 믿음의 대화가 일상이 돼야 한다. 늘 품에 안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속삭이며 부모의 찬양을 늘 들려주면 자녀가 절대 하나님을 잊지 못한다.”
부모를 향한 설교 메시지를 선포한 이는 충남 당진동일교회 이수훈 목사였다. 이 교회는 활발한 출산운동과 자녀양육 프로그램으로 지역사회에서 ‘저출산 극복의 성지’로 불리고 있는데 사역을 주도하고 있는 주인공이 이 목사다. 그는 일상 속 믿음의 전수를 강조하면서 “부모 역할은 모든 문제를 하나님께 들고 나가 기도하는 모습으로 양육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석 서울 광림교회 목사는 “자녀에게 마음과 힘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고 신앙을 고백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세속적 가치관을 좇는 세상에서 무너진 가정을 바로 세워야 한다. 가정 공동체를 바로 세우려면 올바른 신앙고백을 회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찬수 분당우리교회 목사는 ‘우리가 먼저 가르치지 않으면’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자녀 양육을 위해 “친구 같은 부모보다 자녀에게 마땅히 행할 길을 부지런히 가르치는 부모가 필요하다”며 부모의 책임과 역할을 십분 강조했다.
서울 강남중앙침례교회(최병락 목사)는 지난 3일 ‘차일드데이 금요성령집회’를 진행했다. 최병락 목사는 “크리스천 부모는 자녀를 대할 때 다른 이와 비교하지 말고 큰 사랑으로 키우자”며 “자녀에 대한 기대가 혹여 부모의 못다 한 꿈이 아닌지 점검하자”고 권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주요 교회들은 에어바운스와 바이킹, 미니 기차 같은 놀이기구를 제공하면서 지역 어린이들의 동심잡기에 나서기도 했다.
서울 혜성교회(정명호 목사)는 전날 경신중·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동산인 ‘우리들 세상’을 마련했다. 경기도 동탄시온교회(하근수 목사)는 화성 센트럴파크에서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60여개 부스를 설치해 동탄 어린이 축제를 열었다. 또 부산 수영로교회(이규현 목사)는 교회 앞마당 등에서 ‘어린이날 동네방네 축제’를, 용인 송전교회(권준호 목사)는 지역 어린이와 학부모를 초청해 ‘연두어린이꿈축제’를 개최했다. 경기도 성남시 할렐루야교회(김승욱 목사)도 지난해에 이어 ‘제2회 어린이날 놀러와’ 행사를 진행했다.
장창일 최기영 임보혁 기자, 화성=유경진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