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어린이날인 5일 만 4∼10세 자녀를 키우는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 임직원과 사내 협력사 직원 가족을 회사로 초청했다. 궂은 날씨에도 엄마와 아빠의 일터를 구경하기 위해 4000여명이 몰렸다. 자녀들은 환경을 소재로 한 뮤지컬 공연을 보고, 재활용품을 활용한 만들기와 분리수거 실천 프로그램 등을 체험했다.
LG전자는 4일 경기도 평택 LG디지털파크 대운동장에 에어바운스, 어린이 놀이터 등의 놀이시설을 만들고 임직원 가족 1만명을 초대했다. 오는 10일에도 LG서울역빌딩에서 임직원과 가족 140여명이 잠실야구장 장내 아나운서, LG트윈스 치어리더들과 치어리딩을 배우는 행사를 열 예정이다.
주요 기업들이 가정의 달을 맞아 임직원 가족들을 위해 다채로운 행사를 여는 ‘패밀리 경영’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저출산 위기감과 워라밸(일과 삶의 조화) 중시 분위기가 일터에 확산하면서 직원 가족을 챙기는 것이 사내 복지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다. 직원 소속감과 자긍심을 높이고 우수 인재 유치와 임직원 경력 단절 방지 등이 주된 목적이다. 기업 한 관계자는 5일 “가족 같은 회사는 옛말이고 이제는 ‘가족 챙기는 회사’가 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HD현대는 지난달 매주 토요일마다 경기도 성남 판교 글로벌R&D센터(GRC)로 임직원 80여명의 가족을 초청하는 ‘부모 일터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임직원 자녀들에게 HD현대 주요 사업인 미래 선박·굴착기 모형 등을 소개하고, 직원들이 일하는 사무공간도 체험하도록 했다.
방산 기업인 LIG넥스원도 지난달 5일 롯데월드를 통째로 빌려 전국 사업장 임직원과 가족 1만명을 초청하는 ‘패밀리 데이’ 행사를 열었다. 1989년 개관한 롯데월드 전체를 대관한 사례는 LIG넥스원이 처음이었다.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엄마와 아빠, 아들, 딸이 출근하는 회사는 ‘K방산’의 선도 기업이자 직원을 가장 우선시하는 회사라는 것을 알아달라”고 말했다.
이 같은 패밀리 경영은 일회성 행사를 넘어 출산·육아 지원 확대 등으로 퍼지고 있다. 일 잘하는 직원을 붙잡으려면 ‘아이 키우며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진 결과다. HD현대는 만 0~5세 자녀를 둔 임직원이 아이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맡길 수 있는 직장 어린이집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롯데그룹 등은 법에 규정된 1년에 더해 최대 2년까지 육아휴직을 보장한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