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테크 열풍’ 타고 단백질 식품 ‘날개’

입력 2024-05-06 06:01
게티이미지뱅크

근력 운동을 취미로 하는 직장인 김모(30)씨는 최근 단백질 쿠키를 자주 사먹고 있다. 김씨는 “식사로 단백질을 충분히 챙겨먹기 힘든데 요즘 편의점 등에서 단백질 쿠키를 쉽게 구할 수 있어 즐겨찾고 있다”며 “주로 일을 하면서 간식으로 먹는데, 맛있게 영양을 챙길 수 있어서 식단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퍽퍽하고 맛없다는 인식이 강했던 단백질 식품들이 맛 품질을 강화하며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일명 ‘근테크(근육+재테크)’ 열풍에 단백질 식품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자 식품기업들이 앞다퉈 개발에 뛰어들면서다. 과거엔 음료나 바 타입 등이 단백질 식품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최근엔 빵이나 과자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뚜레쥬르는 ‘고단백 베이커리’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단백질 함량만을 앞세운 게 아니라 고소한 맛과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살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현미·호두·아몬드·호박씨 등 단백질 함량이 높은 견과류를 넣어 맛을 높였다. 단백질 베이커리 주요 제품마다 100g당 평균 11g 이상의 단백질이 들어가 있다.

단백질 빵은 개발 과정에서 가장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제품군 중 하나라고 한다. 단백질 함량이 높아지면 식감이 퍽퍽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촉촉한 식감의 빵을 선호한다. 그 간극을 좁히기 위해 애를 썼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이론적으로 계산한 단백질 함량과 실제 제품으로 구현했을 때의 단백질 함량에 차이가 많아 어려움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0.1% 단위로 배합비를 변경해가면서 빵 반죽에 풀을 섞는 ‘탕종법’을 시도했다. 숱한 시행착오 끝에 단백질 함량을 높이고도 촉촉한 식감의 빵을 구현할 수 있는 레시피를 고안해냈다.


단백질을 넣은 감자칩과 아이스크림도 나왔다. 롯데웰푸드의 단백질 전문 브랜드 ‘이지프로틴’은 ‘고단백질 감자칩’과 ‘고단백질 아이스’를 선보였다. 감자칩은 오븐에 구워 기름기를 빼면서 한 봉지(50g)에 달걀 2개 분량인 12g의 단백질을 먹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소금빵맛, 매콤치즈맛 2가지로 실제 감자칩처럼 맛있게 즐길 수 있게 했다. 바 형태의 아이스크림인 고단백질 아이스는 99㎉의 열량에 6g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


매일유업의 발효유 전문 브랜드 ‘매일 바이오’는 무지방이면서 단백질을 보강한 ‘매일 바이오 프로틴 요거트’를 선보였다. 260㎖ 한 병당 당은 2.3g, 칼로리는 90㎉로 낮췄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길고 활동량은 부족한 이들이 간편하게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제품을 원한다는 판단에서 만든 제품이다.


단백질 열풍에 롯데칠성음료도 최근 식물성 프로틴 음료 ‘오트몬드 프로틴’을 출시했다. 단백질 음료에 시장성이 있다고 보고 뛰어든 것이다. 오리지널, 초코 2가지 맛으로 100% 식물성 단백질 10g을 섭취할 수 있다. 당을 낮추고 유산균, 비타민, 미네랄 등을 넣어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여름을 맞기 전 봄부터 체중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한다. 이 시기를 맞춰 식품기업들이 단백질 제품을 하나둘 출시하고 있다”며 “단백질 제품을 만드는 기술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이제 ‘단백질 제품은 맛이 없다’는 것은 옛말이 됐다”고 말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