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소아·청소년의 16.1%는 정신장애 진단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지난 1년 동안 병원이나 상담센터 등 정신건강 서비스를 이용한 비율은 4.3%에 불과했다.
보건복지부가 2일 발표한 ‘2022년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실태조사’를 보면 살면서 정신장애 진단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평생 유병률’은 6~11세 소아 14.3%, 12~17세 청소년 18%로 조사됐다. 조사 시점 기준으로 정신장애 진단을 받은 ‘현재 유병률’은 소아·청소년을 합쳐 7.1%였다. 복지부가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전국 단위의 정신건강실태조사를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1년부터 5년 주기로 실시된 이전 5차례 조사는 성인만을 대상으로 했다.
평생 유병률을 유형별로 보면 ‘특정 공포증’이 5.8%로 가장 많았다. 적대적 반항장애 4.1%, 분리불안장애 3.8%, 틱장애 2.4%, 섭식장애 1.7% 순이었다. 현재 유병률만 놓고 보면 적대적 반항장애 2.7%, 틱장애 2.4%, 섭식장애 1.1% 순으로 나타났다.
정신장애 진단을 받고도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정신장애 진단을 받은 소아·청소년 중 정신건강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비율은 6.6%에 그쳤다. 서비스 이용 방해 요인으로는 ‘아직까지는 정신건강 서비스를 받을 정도는 아닌 것 같아서’라는 응답이 소아와 청소년 각각 60.1%, 60.0%로 가장 많았다. ‘시간이 흐르면 문제가 저절로 해결될 것 같아서’라는 답변도 소아 43.4%, 청소년 52.8%로 그 뒤를 이었다.
복지부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소아·청소년의 정신건강 증진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반기 전 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을 통해 2027년까지 소아·청소년을 포함한 100만명에게 전문 심리상담을 지원할 계획이다.
조사를 실시한 김붕년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아동·청소년의 7.1%는 전문가의 도움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낮은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 제고 방안과 주기적인 추후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