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 아시아쿼터 드래프트 1순위의 영광은 누가 안게 될까. 최대어로 꼽혔던 세예드 모하마드 무사비를 비롯한 이란 선수들이 트라이아웃 직전에 불참을 통보하면서 각 구단 감독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이틀에 걸쳐 선수들을 꼼꼼히 살폈으나 눈에 띄는 자원은 없다는 게 중론이다.
2일 열린 2024 프로배구 남자부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 현장을 살펴본 7개 구단 감독들은 3일 차 연습 경기까지 하루 더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기로 했다. 선수들의 몸이 풀린 2일 차 연습 경기 현장이 옥석을 가릴 적기로 여겨졌으나, 판가름을 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날 현장에선 좋은 선수를 데려가기 위한 구단들의 눈치 싸움이 한층 치열해져 있었다. 남자부의 경우 기존 방식대로 7팀 동일 확률 추첨제를 실시하기에 운이 좋으면 어느 팀이든 1순위 지명권을 얻을 수 있다. 팀마다 보강이 시급한 포지션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날개 공격수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감지됐다.
이번 남자부 트라이아웃은 시작도 전에 김이 빠졌다. ‘탈 아시아급’ 선수로 기대감을 모았던 이란 국가대표 출신 미들블로커 무사비 등이 대거 이탈했다. 물론, 당초 이란 선수들이 절반 가까이 지원자 명단을 채웠던 터라 무사히 한국 땅을 밟은 이들 가운데에도 의외의 자원은 있었다. 04년생 아웃사이드 히터 알리 하그파라스트(194.6㎝)와 아포짓 스파이커 아레프 모라디(197.8㎝)가 대표적이다.
피지컬과 기술적인 면에선 이란 선수들이 앞서 있긴 하지만, 팀 적응력에 관해서는 의문 부호가 찍혔다. 한 구단 관계자는 “인터뷰 때 보니 중국, 일본,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선수들은 차분하고 안정되게 질문에 답하더라”며 “반면 이란 선수들은 산만한 편이라 걱정이 됐다”고 전했다.
이런 틈을 타 중국 선수들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중국 국가대표 출신 203.9㎝ 장신 아웃사이드 히터 덩 신펑을 눈여겨보는 구단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가 료헤이, 바야르사이한 등 2년 차로 다시 아시아쿼터에 도전한 선수 4명은 모두 기존 구단과 재계약에 실패했다.
제주=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