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르는 KBL 챔프전… 12년 만에 1만 ‘구름 관중’

입력 2024-05-03 05:14
부산 KCC 최준용(왼쪽)이 1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수원 KT 패리스 배스를 제치고 골밑 슛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농구(KBL) 챔피언결정전의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부산 KCC와 수원 KT가 각기 다른 새 역사에 도전 중인 데다 치열한 ‘형제 대결’까지 펼쳐져 볼거리가 풍성해진 결과다. 나란히 6강과 4강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적잖은 체력을 소진한 양 팀은 우승을 향한 ‘정신력 싸움’에 돌입했다.

KCC와 KT는 3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2023-2024 KBL 챔프전(7전 4승제) 4차전을 치른다. 지난 1일 열린 3차전에는 시즌 최다인 1만496명의 구름 관중이 몰려들었다. 2011-2012시즌 안양 KGC(현 정관장)와 KT의 경기(1만2815명) 이후 12년 만에 1만명 이상이 KBL 코트를 찾은 것이다.

이미 양 팀이 총력전에 돌입한 가운데 KCC가 2승 1패로 시리즈 우위를 점하고 있다. KT는 창단 첫 우승을, KCC는 정규리그 5위 사상 최초의 챔피언 등극을 노리고 있다. 양 팀은 쉼 없이 빠른 공격을 주고받는 ‘창과 창’의 혈투 속에 거친 압박과 몸싸움, 스틸, 블록슛 등이 난무하는 수비 대결까지 보여주고 있다. 특히 KT는 코트 위 선수들이 직접 교체를 요청하지 않는 한 계속 뛰도록 두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양보 없는 승부를 예고했던 허웅(KCC)과 허훈(KT)의 형제 대결은 극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2경기 연속 40분 풀타임을 뛰며 59점을 쏟아낸 허훈은 “이길 수만 있다면 180분도 뛸 수 있다”고 말했다. 26점 7어시스트로 3차전 승리를 이끈 허웅은 “우승을 놓치고 싶지 않다. 매 경기 절실하고 냉정하게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형제는 각자의 장점과 승부욕을 뽐내며 코트를 달구고 있다.

양 팀 사령탑 역시 선수 개개인의 기술이나 팀 전술보다는 정신력 싸움에서 시리즈 승자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너무 안일하게 해서 2차전을 졌다”고 밝혔던 KCC 전창진 감독은 3차전 승리 후 “우리가 조금 더 정신적으로 잘 무장했다”고 자평했다. KT 송영진 감독도 “더 집중해야 한다.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커야 한다”고 짚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