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 또 동결… 매파 돌변 우려했던 연준 수위 조절

입력 2024-05-03 00:25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5.25~5.5%로 동결했다. 금리 인하 시계가 갈수록 늦춰지는 가운데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나왔지만 연준이 이를 일축하면서 시장은 안심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은 지난 1년간 완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최근 몇 달은 인플레이션 목표(2%)를 향한 진전이 부족했다”며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밝혔다. 미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 이후 변화가 없다.

시장은 연준이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돌변할 것을 우려했지만 연준은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으로 수위를 조절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다음 기준금리 변동이 금리 인상이 될 가능성은 낮다. 그럴 것 같지는 않다”며 “올해 인플레이션 하락을 예상하지만 데이터 때문에 확신이 둔화하고 있다. 금리 인하 시점까지 얼마나 오래 걸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연준은 6월부터 양적 긴축 속도를 조절하겠다고도 밝혔다. 국채 상환 한도를 60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로 줄여 보유자산 축소 속도를 늦출 계획으로, 통화 완화적인 기조를 취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 기준금리는 올해 한 차례 인하 또는 동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50% 이상의 확률로 9월 한 차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말까지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은 20% 이하로 내다봤다.

국내 금융 당국은 미국의 향후 통화정책이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도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졌다. 당국은 “수출 호조세 지속, 내수 반등 등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견조하므로 이와 괴리된 과도한 시장 변동에는 과감한 시장안정 조치를 시행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날 FOMC 이후 엔·달러 환율은 157엔대에서 153엔대로 급락했다. 시장은 지난달 29일 엔·달러 환율이 160엔을 넘은 뒤 급락했던 것처럼 일본 외환 당국이 개입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심희정 기자,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