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모처럼 ‘이태원참사 특별법’에 대해 합의를 도출했으나 ‘채상병 특검법’ 등 다른 쟁점 법안에 대해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여야는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으나 진통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다른 쟁점 법안들도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면서 김진표 국회의장을 압박했다. 민주당이 ‘채상병 특검법’ 등을 단독으로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김 의장의 법안 상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태원특별법을 제외한 다른 쟁점 법안의 본회의 처리를 반대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1일 국회에서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법이 올라올 경우 본회의 개최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여야가 합의한 만큼 국민의힘이 2일 본회의에서 이태원특별법의 표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채상병 특검법 등이 상정될 경우 국민의힘은 이태원특별법만 처리하고 본회의장을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이 채상병 특검법 등을 단독으로 통과시키기 위해선 김 의장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다만, 김 의장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채상병 특검법 상정에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태원특별법과 함께 채상병 특검법 등이 2일 본회의에서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주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채상병 특검법과 전세사기 특별법을 처리하는 부분은 아직 합의되지 않아 (국민의힘과) 합의를 위한 대화도 할 것이고, 김 의장 설득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 의장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였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국민의힘이 동의하기 어렵다면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맞다”며 “김 의장이 이를 처리하지 않고 해외 순방에 나가면 ‘상당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회 외교를 위해 4일 미국·멕시코 등을 향해 출국하는 김 의장의 해외 순방 일정까지 거론하며 공세를 취한 것이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김 의장의 고심이 깊다”면서 “일단은 여야 합의를 기다리면서 상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지원 민주당 당선인은 이날 김어준씨의 유튜브 방송에서 김 의장에 대해 “윤석열이나 다 똑같은 놈들, 개XX”라고 표현해 논란이 됐다. 박 당선인은 이후 페이스북에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부적절한 언행에 당사자와 시청자,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