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단독 출마한 박찬대 의원이 1일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바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발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3일 찬반투표 방식으로 치러질 원내대표 선거에서 박 의원의 무난한 당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편에선 반대표가 얼마나 나올지 관심사로 떠올랐다.
박 의원은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은 21대 마지막 국회(본회의)에서 처리를 기대하고 국회의장과 국민의힘에 협의를 요청하는 상황”이라며 “그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김 여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은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바로 발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 재표결에 부쳐졌다가 부결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특검법에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등을 더해 특검법을 재발의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박 의원은 조국혁신당의 총선 첫 공약인 ‘한동훈 특검법’에 대해선 “이게 극심하게 토론돼야 할 내용이라든가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사항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온도차를 드러냈다. 22대 국회 첫 법안으로 밀어붙일 만큼 시급한 사안은 아니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3일 원내대표 선거에 박 의원이 홀로 출마함에 따라 찬반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민주당 소속 22대 총선 당선인 171명이 투표에 참여해 과반이 찬성하면 된다. 당선인 다수가 친명(친이재명)계여서 박 의원의 당선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다만 박 의원을 사실상 추대하는 형식에 불만을 가진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당초 10명 안팎의 의원들이 원내대표 출마 여부를 고민했으나 ‘이심’(李心·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박 의원에게 쏠려 있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줄줄이 뜻을 접었다.
수도권의 비명(비이재명)계 중진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의원들 사이에서 박 의원 추대에 대한 반감이 있을 것”이라며 “반대표까지는 아니어도 5~10% 정도의 무효표가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성 친명으로 꼽히는 박 의원이 22대 국회 첫 민주당 원내사령탑에 오르면 이른바 ‘이재명 일극 체제’가 한층 공고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당내 다양한 의견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다양한 목소리는 존중해야 하지만 지금은 단합된 목소리와 단결된 행동력을 보여야 한다”며 “특히 윤 대통령이 민생과 경제 분야에서 얼마나 유능하게 국정기조를 바꾸는지 확실하게 견제하고 목소리를 낼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가 연임할 가능성에 대해선 “현재로선 미지수”라며 “일단 8월 말까지가 지도부 임기인데, 원내대표로 선출된다면 그때까지 강력하고 단합된 투톱 체제로 개혁과제를 시작하겠다고 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선 박장군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