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정부가 거둬들인 세금이 1년 전보다 6조원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주요 기업의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하면서 법인세가 쪼그라든 탓이다.
기획재정부가 30일 발표한 ‘2024년 3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1~3월 누계 국세수입은 84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2000억원 감소했다. 3월 기준으로 6조원이나 급감했다.
3월에 신고·납부가 이뤄지는 법인세 ‘쇼크’ 탓이다. 3월 법인세 수입은 15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조6000억원(26.9%) 감소했다. 전체 국세수입 감소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윤수현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지난해 경기가 상저하고 전망과 달리 빨리 살아나지 않아 법인세가 크게 줄며 세수 충격이 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코스피, 코스닥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최대 45%까지 줄었다. 법인세 기여도가 가장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100곳 이상의 기업이 적자를 기록했다. 실적이 적자면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게 된다.
기업 실적 악화는 소득세에도 타격을 입혔다. 기업 성과급이 감소하면서 1~3월 근로소득세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조7000억원 쪼그라들었다. 이에 따라 이 기간 전체 소득세 수입은 27조5000억원으로 7000억원 줄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계획한 세수 목표치 대비 실제 거둔 세금 비율인 진도율은 23.1%에 그쳤다. 최근 5년 평균치(25.9%)보다 2.8% 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그만큼 세금이 적게 걷히고 있다는 의미다. 4월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가 2개월 추가 연장된 것도 세수 결손 우려를 키우고 있다. 5월 세수 환급 규모도 1조원에 육박한다.
정부는 소비 회복을 바탕으로 한 1분기 ‘깜짝 성장’이 부가가치세 등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윤 과장은 “1분기 경기가 예상보다 좋아 앞으로 세수 여건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