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산업생산 4년 만에 최대폭 감소… 투자도 줄었다

입력 2024-05-01 01:30

지난달(3월) 산업생산이 4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투자까지 6%대를 넘나드는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정부는 1~2월 증가세에 따른 기저효과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全)산업생산(2020년=100)은 112.6으로 전월 대비 2.1% 감소했다. 2020년 2월 이후 49개월 만의 최대 감소 폭이다. 생산 분야를 대표하는 지수인 전산업생산은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했다가 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특히 광공업(-3.2%)과 건설업(-8.7%) 분야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광공업 분야는 전기·가스업(1.5%)만 증가했고, 광업(-8.5%)과 제조업(-3.5%)은 나란히 뒷걸음질쳤다. 서비스업 생산 역시 도소매업(-3.5%)과 숙박·음식점업(-3.7%)이 동반 침체에 빠지면서 전월 대비 0.8% 줄었다.


투자 감소 폭은 더 급격했다. 지난달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6.6% 줄어 지난해 7월(-8.6%) 이래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건설기성도 건축(-9.5%)과 토목(-6.0%)이 나란히 침체되면서 8.7%나 감소했다.

정부와 통계 당국은 지표가 양호했던 1~2월의 반작용으로 해석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생산과 투자가 하락한 데는 1~2월의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고, 경기 전반이나 수출은 나쁘지 않기 때문에 이후 실적들을 보며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생산·투자는) 1분기 전체로 보면 개선되는 모습으로, 1분기 국내총생산(GDP) 회복 흐름과도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소비 지표는 생산·투자와 대조적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달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 대비 1.6% 올라 2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4%)와 승용차 등 내구재(3.0%)의 판매가 나란히 증가한 여파다. 지난달부터 지급된 전기차 보조금과 대규모로 진행된 화장품 판촉행사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경기 동향을 나타내는 지수들이 나란히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향후 경기 흐름이 녹록지만은 않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달 99.6으로 한 달 사이 0.3p 하락했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100.3으로 같은 기간 0.2p 내렸다. 두 지수가 모두 하락한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1년2개월 만이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