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학 반전시위 두고 민주당 내홍… “평화시위 보호” vs “반유대주의 안돼”

입력 2024-04-30 01:05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28일(현지시간) 친팔레스타인 단체와 친이스라엘 단체가 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대학가에 확산 중인 친팔레스타인 반전 시위를 놓고 민주당에서 내분이 발생하고 있다. 시위를 지지하는 목소리와 반유대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충돌하면서 지지층 균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28일(현지시간) “전국 대학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열리면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반유대주의에 대한 민주당의 분열이 확대됐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존 페터먼 상원의원은 뉴스네이션 인터뷰에서 “시위는 위대한 미국의 가치이지만 하마스를 위해 (점거 시위용) 텐트에서 지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모든 시위에 반유대주의가 있다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페터먼 의원은 지난 21일에도 “이 시위는 반유대주의적이며 비양심적이고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진보계를 대표하는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공영라디오 NPR 인터뷰에서 “페터먼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시위에 반유대주의가 있지만, 압도적 다수는 우파 극단주의 이스라엘 정부의 전쟁 기계에 (미국이) 자금을 지원하는 것에 지쳤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민주당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도 “캠퍼스 내 (시위) 학생의 95%는 이스라엘이 근본적인 불의를 행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거기에 있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의 평화적 시위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고 폭스뉴스에 말했다.

대학 캠퍼스에서 반전 시위대와 맞불 시위대가 충돌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NBC방송은 이날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친팔레스타인 단체와 친이스라엘 단체가 시위를 진행하다 양측이 몸싸움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평화적인 시위를 존중하지만 반유대주의 언행은 비판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우리는 평화적으로 시위할 권리를 존중한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 전쟁에 대해 (미국인들이) 강한 감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반유대주의 언어와 혐오 발언, 폭력 위협을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