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병원 도심 이전 ‘뜨거운 감자’로 부상

입력 2024-04-30 02:23

김두겸 울산시장이 최근 꺼내든 울산대학교병원 도심 이전이 지역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울산대병원이 있는 동구 지역은 ‘지역소멸을 부추기는 망상’이라며 비판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은 기대 효과를 따져 볼 필요 있다는 긍정적 분위기다.

울산시 등에 따르면 김 시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울산대 의대 정원이 현재 40명에서 120명으로 증원된다면, 이번이 울산대병원을 도심으로 이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밝혔다. 그는 “무거동이나 문수구장 인근 등 도심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해볼 만하고, 가용지도 있다”면서 “접근성 좋은 곳으로 옮기면 이용 효율을 높일 수 있고, KTX와 연계해 인근 경북 포항과 경주, 부산의 일부 수요까지도 흡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병원 소재지인 동구 지역이 즉각 반응했다. 동구 여야 정치권은 “시장으로서 울산시의 균형발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발상”이라며 “차라리 도로 확충에 집중해 병원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동구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울산지역 의료기관의 낙후성은 시민 불만을 넘어 울산의 미래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넓은 관점에서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남구에 사는 70대 남성은 “울산시민들 중 상당수는 하나밖에 없는 대학병원이 도심에 있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라며 “환자 편의 확대, 병원 운영 효율 개선 등의 측면에서 이전도 나쁠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울산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인 울산대병원은 50여 년 전인 1975년 동구 전하동에 현대조선 부속병원인 해성병원으로 개원했다. 울산 동북쪽에 있는 탓에 접근성이 떨어져 이전 민선시장들이 한 번씩 이전을 고민해본 적은 있지만 결국은 흐지부지됐다. 김 시장이 던진 화두에 다시 뜨거운 논란이 시작됐지만 사안의 주체인 울산대병원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울산대병원 관계자는 29일 “아직 시에서 구체적으로 제안을 받은 적은 없다”면서 말을 아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