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아퀼리노(사진)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중국이 역내 군사활동 수위를 조금씩 높여서 궁극적인 위험을 과소평가하게 하는 ‘끓는 물속 개구리’ 전략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중국은 점점 더 공격적이고 대담해지고 있으며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이 지역 전체에서 ‘힘이 곧 정의’라는 전술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중국 전투기가 대만해협을 일상적으로 비행하고 중국 해안경비대가 대만 주변에서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점을 언급하며 “이것이 바로 압박 캠페인이다. 그 범위와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또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 등 필리핀과의 영유권 분쟁 지역에서 벌어지는 중국의 강압적 활동을 지적하며 “필리핀 해안경비대원들이 다쳤다. 이는 압박 캠페인을 넘어서는 단계로 그들은 그렇게 해도 된다고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 규범을 벗어난 중국의 나쁜 행동에 대해 지속해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 달 새뮤얼 파파로 해군 대장에게 자리를 넘겨줄 예정인 아퀼리노 사령관은 지난 3년간 가장 신경 쓰였던 사건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중국의 오해를 꼽았다. 당시 중국 내부에선 펠로시 전 의장이 탄 비행기를 격추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이전 누적 총량보다 더 많은 미사일을 지난해 발사한 북한의 위협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과 러시아 간 협력,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 심화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