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수출효자 산업 오른 정유… 1분기 수출량 역대 최대 기록

입력 2024-04-30 03:30

올해 국내 정유사가 역대 가장 좋은 수출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연간 석유제품 수출량과 원유 수입액 대비 수출액 비중은 물론 전체 수출국 수도 신기록 ‘초읽기’에 들어갔다. 고유가로 초과이익을 보는 정유사에 횡재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논란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재점화한 가운데 정유업계는 반도체와 자동차에 이은 3대 수출 효자 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29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S-OIL)·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가 수출한 석유제품 물량은 1억2690만 배럴로, 역대 1분기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20년 1분기 수출량(1억2518만 배럴)을 4년 만에 넘어섰다. 통상 1분기 수출량은 저조한 경향을 보이는데, 올해는 전년 동기 대비 7.8%가 늘었다.

같은 기간 수출액은 124억16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증가했다. 1분기 원유 도입액(약 195억 달러) 중 63.8%를 수출로 회수한 것으로 원유 100원어치를 수입해 만든 석유제품을 다시 수출해 64원을 벌었다는 얘기다.

최다 수출 품목은 경유, 최대 수출국은 호주로 나타났다. 제품별로 경유(41%) 휘발유(23%) 항공유(17%)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전체 수출의 81%를 뒷받침하면서 품목 고도화를 이뤘다는 평가다. 항공유는 특히 한국이 세계 최대 수출국이다. 1분기 수출량의 38%가량을 항공유 최다 소비국인 미국으로 수출했다. 국가별로는 호주(20%) 싱가포르(14%) 일본(10%) 중국(9%) 미국(8%) 순으로 수출량이 많았다. 호주는 지난 2022년부터 3년째 1위를 기록하며 석유제품 최대 수출 상대국으로 자리를 굳히는 분위기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매월 발표하는 국가 주요 품목 수출액 순위에서 석유제품은 반도체, 자동차에 이어 3위권에 자리해 있다. 올해 이란과 이스라엘 사태 등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수출 여건이 불확실하지만 국내 정유업계는 수출국 다변화와 고부가가치 석유제품 수출을 통해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올해는 원유 도입액 대비 수출액 비중이 연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국가 무역수지 개선과 수출 목표 7000억 달러 달성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인 수출국 발굴 노력으로 총수출국 수도 기존 최대치였던 71개국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혜원 기자 ki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