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 자산 30억 부자들, 주가 조정을 기회로 인식”

입력 2024-04-30 05:10

삼성증권은 예탁 자산이 30억원이 넘는 자산가를 대상으로 ‘SNI(Success&Investment)’ 서비스를 제공한다. 투자 컨설팅뿐 아니라 부동산, 회계 관리, 절세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자문해준다.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시대 부자들의 투자 방법을 듣기 위해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SNI 파르나스금융센터를 찾았다.

김수현(사진) SNI 파르나스금융센터 PB(프라이빗뱅킹) 팀장은 도곡동, 삼성동 등 지점에서 영업을 해오며 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 투자 전략을 제시해 왔다. 김 팀장은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삼성증권 마스터PB로 선정됐다. 올해 마스터PB로 선정된 PB 18명이 관리하는 고객 예탁자산은 26조원에 달한다. 2000년 삼성증권에 입사한 그는 2003년부터 PB 생활을 시작해 올해로 22년 차다. 처음 인연을 맺은 고객 중 일부는 세상을 떠나 자녀들의 자산 관리도 대를 이어 하고 있다.

김 팀장은 최근 중동 분쟁과 미국발 고금리 장기화 등 불안정한 대외 환경에서 막연한 비관론을 갖기보다 기회로 인식하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자산가들은 주가가 조정받을 때 좋은 기회를 잡자는 생각을 한다”며 “고환율 상황에서도 달러로 자산을 운용해 환율 변동에 노출되지 않도록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금리 상황에서 자산가들은 채권 만기를 분산해 투자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김 팀장은 “예전에는 자금 운용 기간과 채권 만기 시기를 맞췄는데, 요즘은 만기를 분산해서 투자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며 “만기가 짧은 채권과 긴 채권을 바벨 형태로 균형을 맞춰 투자한다. 금리 인하 시 채권 가격이 상승하면 채권 매각을 통해 매매 차익을 고려하는 전략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벨 전략은 중간을 제외한 양극단을 선택하는 투자 전략으로, 단기와 장기 채권을 분할 매수하는 방식을 설명할 때 쓰인다.

자산가들은 세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대주주 양도세 기준과 금융투자소득세 향방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김 팀장은 “자산가들은 세후 수익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절세 방법에도 관심이 많다”며 “특히 선거 이후 세금 정책의 불확실성에 대해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적 자산가와 신흥 자산가의 자산 포트폴리오에도 차이가 있다. 전통적 자산가는 대를 이어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 가업이나 자산 상속에 관심이 많다. 반면 신흥 자산가는 금융자산 운용 방법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 과거보다 부동산을 안전자산이라고 여기는 경우도 많이 줄었다. 부동산을 투자처라고 여기기보다 ‘살기 위한 집’이라는 인식이 커졌다는 것이다.

자산가와 일반 투자자와의 차이점으로는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자산가들은 일시적인 외부 악재로 주가가 흔들릴 때 기회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코로나 상황에서도 크게 불안해하지 않았다. 어려운 상황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기업을 찾는 데 더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