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신한금융지주가 KB금융지주를 제치고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했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 규모 차이 때문인데, 해당 비용은 5대 금융지주 내에서도 최대 100배 차이가 났다.
28일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분기 실적 공시에 따르면 순이익이 가장 많은 곳은 신한금융(1조3215억원)이다. 이어 KB금융(1조491억원) 하나금융(1조340억원) 우리금융(8245억원) NH농협금융(6512억원)이 2~5위를 차지했다. 신한금융이 1위를 기록한 것은 1년 만이다.
순위 바뀜에는 ELS 배상 규모 차이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신한금융이 1분기 영업 외 손실로 처리한 ELS 투자자 피해 배상 관련 충당부채 규모(2740억원)는 KB금융(8620억원)의 약 3분의 1 규모다. 우리금융은 75억원으로 충당부채 규모가 가장 작았고, 하나금융과 NH농협금융은 각각 1799억원, 3416억원이었다.
은행 순이익만 비교해도 신한은행이 1분기 순이익 9286억원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고, 이어 하나(8432억원) 우리(7897억원) NH농협(4215억원) KB국민(3895억원) 순이었다. 지난해에는 하나 KB국민 신한 우리 NH농협 순으로 역시 지각 변동이 있었다.
ELS 배상 영향으로 금융지주와 은행의 순이익은 전반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지만 해당 요인을 제거하면 역대 최대 이익 기조를 이어갔다. KB금융은 은행의 ELS 배상 비용 등 일회성 요인(세후 기준)을 반영하지 않으면 1분기 추정 순이익이 1조593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기존 역대 최대 분기 이익(2023년 1분기 1조587억원)을 크게 웃돈다. 신한금융도 ELS 충당부채(2740억원)를 단순 제외하면 1조5955억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2022년 3분기 1조5946억원)보다 많다.
금융지주의 이익이 계속 늘어나는 것은 고금리 장기화의 여파로 이자 이익 증가세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늦어지면서 수익성 호조는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