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서 1.3%를 기록하자 해외에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애초 예상치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경기 회복 흐름이 두드러지면서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진단이 따라붙었다. 당분간 고금리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26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 증가를 주요 성장 동인으로 판단했다. 이어 ‘온기’가 다른 산업으로 확산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선 한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을 전 분기 대비 0.6%로 관측했었다.
주요 기관은 향후 전망도 밝다고 본다. 대다수 분석기관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 후반에서 2%대로 높여 잡았다. 바클레이즈는 당초 1.9%에서 2.7%로 조정했고, 골드만삭스는 2.2%에서 2.5%로 수정했다. 기존부터 전망치를 높게 잡았던 글로벌 투자은행 UBS 등은 조정하지 않았다.
경기가 좋아지면서 반대급부로 금리 인하 확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주요 기관은 한국은행이 다음 달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올해 성장률 예측치는 상향 조정하고, 기준금리는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본다. 로이터는 ‘강한 성장률’을 거두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더 후퇴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원화 가치 약세 환경에서 한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아도 될 이유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한편 해외 기관들은 반등세를 보인 내수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바라봤다. 1분기 민간소비는 전 분기 대비 0.8% 증가했다. 하지만 내수 상승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고무적인 신호”라면서도 “노동시장 약화, 높은 가계부채 상환 부담의 지속 등을 고려할 때 소비 회복세의 시작일지는 유동적이다”고 분석했다. ING 역시 “해외여행 등으로 발생한 가계의 소비가 민간소비 가속화를 견인한 것으로 보여 지속가능성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