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어떤 결과에도 한·미동맹 변화없을 것”

입력 2024-04-26 01:13
조현동 주미대사가 25일 기자간담회를 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 입장하고 있다. 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차 귀국한 조 대사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한·미동맹 발전의 큰 방향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조현동 주미대사는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과 관련해 “어떤 결과가 나오든 한·미동맹 발전의 큰 방향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사는 2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미 대선의 향방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선 이후 한·미 관계에 대한 여러 예상이 나오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한·미동맹 수준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동맹의 다층적인 고위급 논의와 핵협의그룹(NCG) 같은 안보협력체제, 경제·과학기술 분야 협력은 단순히 협력 강화라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제도화가 심화됐다”며 “많은 미 상·하원 의원과 유력 싱크탱크 인사를 만났는데 정치 성향을 불문하고 한·미동맹에 대한 기대감과 공감대는 한결같았다”고 강조했다.

조 대사는 지난 22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개막한 재외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했다.

조 대사의 한·미동맹 관련 발언들은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한·미 관계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나왔다. 일본은 ‘모시 토라’(혹시를 뜻하는 ‘모시’에 트럼프의 일본 발음인 ‘토람푸’의 앞글자를 딴 신조어)에 대비해 트럼프 전 대통령 측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아소 다로 전 일본 총리(현 자민당 부총재)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났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일부 국가가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전 대통령 측과 별도로 만나거나 정부 차원의 팀을 만드는 사례가 보도되는데, 이에 대한 미 정부 고위인사들의 반응은 당연히 긍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 정부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비공개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사안의 민감성과 균형감 등을 고려해 트럼프 측과 네트워킹할 때는 가능한 한 드러나지 않게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미동맹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거나 부정적 코멘트를 한 건 없는 것으로 안다”며 “트럼프 측근 인사들도 한·미동맹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조 대사는 “지난해 4월 부임 이후 한·미동맹이 우리 안보와 민생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동맹이 되도록 노력했다”며 “그 결실이 지난해 8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과 캠프데이비드 한·미 정상회담”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또 “워싱턴선언을 통한 NCG는 비핵국가가 미국과 양자 차원에서 핵전략을 협의·논의하는 유일한 사례”라며 “올여름 안에 핵전략 기획·운용에 관한 가이드라인이 도출되면 한·미 양국이 모든 군사역량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안보를 튼튼히 하는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