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의힘, 대통령 눈치만 살피는 정당에서 탈피해야

입력 2024-04-26 00:33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주최한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산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토론회를 갖고 총선 참패의 원인을 분석했다. 선거가 끝난 지 보름 만에 드디어 당 차원의 평가 자리가 처음 마련된 것이다. 토론회에선 예상대로 쓴소리가 쏟아졌다. 도로영남당, 경포당(경기도를 포기한 당)이라는 자조가 터져나왔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결코 충분치 않다. 한 차례 면피성 토론회로 반성과 성찰을 끝내서는 안 된다.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가슴 깊이 받아들여 더욱 치열하게 반성하고, 그것을 토대로 스스로 쇄신에 나서야 한다.

총선이 끝난 뒤 국민의힘은 서로를 탓하며 자중지란에 빠져 있다. 집권여당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국정동력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무기력하게 손을 놓고 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 이후 발생한 지도부 공백을 가능한 빨리 전당대회를 열어 극복하기로 했지만 새 원내대표에 ‘찐윤(진짜 친윤)’인 이철규 의원이 떠오르면서 “다시 친윤당으로 돌아가느냐”는 비난에 직면했다. 최악의 참패를 당한 정당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안이한 모습이다. 이래서는 국민의힘을 외면한 국민들의 마음을 결코 되돌릴 수 없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독선과 불통에 회초리를 들었다. 그것이 국민의힘 총선 참패의 가장 큰 원인이다. 윤 대통령도 “저의 부족함을 깊이 성찰하고 있다”고 했다. 이제 국민의힘이 바뀌어야 한다. 위기를 딛고 일어서려면 수직적 당정관계를 반성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당내 민주주의가 실종되고, 작은 이견조차 용납되지 않는 답답한 정당으로 전락한 이유를 치열하게 찾아야 한다. 대통령의 눈치만 살피는 집권여당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당정관계를 만들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4년 전보다 5석이 늘었다” “득표율 차이는 5.4% 포인트에 불과하다”는 변명 속에 과거로 회귀하고 쇄신을 거부한다면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