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제도 이어 몰디브 총선서도 ‘친중 승리’

입력 2024-04-23 01:40
모하메드 무이주 몰디브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수도 말레에 마련된 총선 투표소에서 기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AFP연합뉴스

인도양 섬나라 몰디브 총선에서 친중국 성향의 여당이 압승했다. 지난주 남태평양의 솔로몬제도 총선에 이어 몰디브에서도 친중 정권이 힘을 받으면서 중국은 두 대양의 중요한 거점을 확보하게 됐다.

몰디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여당인 국민회의(PNC)는 21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개표율 83.7%까지 전체 의석 93석 중 68석을 확보해 승리를 확정했다. 직전 총선 때 65석을 차지했던 친인도 성향의 제1야당 몰디브민주당(MDP)은 10석을 얻는 데 그쳤다.

인도 서남쪽 바다의 산호섬 1192개로 이뤄진 몰디브는 인도양의 대표적 휴양지인 동시에 강대국의 공급망·해군력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과거에는 인도의 우방국이었지만 2020년대 들어 중국의 인프라 투자를 받으면서 국민 여론도 ‘친중국, 반인도’로 달라졌다.

모하메드 무이주 대통령은 몰디브에 주둔한 인도군 철수, 중국과 국방 협력 및 무역 확대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워 지난해 11월 집권에 성공했다. 그는 취임 후 첫 해외 방문국으로 인도를 택하던 전임자들의 관행을 깨고 지난 1월 중국을 가장 먼저 찾아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났다. 그의 공약대로 인도군 80여명은 다음 달 10일 몰디브를 떠난다. 로이터통신은 “인도군 철수 이후 몰디브는 친중 행보를 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태평양에선 솔로몬제도의 친중 정권 연장이 유력하다. 지난 17일 총선 실시 후 아직 개표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친중 성향의 머내시 소가바레 총리는 지역구 승리를 확정했다. 소가바레 총리는 2019년 중국의 경제원조 제안을 받아들여 대만과 단교하는 등 친중 정책을 강하게 추진해 왔다. 2022년에는 중국의 치안 지원을 받으면서 유사시 자국 파병까지 허용하는 안보 협정을 체결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