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 연회에 신식 군인… 이건희 기증 ‘임진진찬도’ 첫 공개

입력 2024-04-23 05:36

임진년인 1892년 9월 경복궁 일대에서 고종(재위 1863∼1907)의 즉위 30주년과 41번째 탄생일을 축하하는 잔치가 열렸다. 연회는 여러 날에 걸쳐 열렸고, 주요 내용을 8폭 병풍 그림으로 남겨 왕실과 주요 관계자들이 나눠 가졌다.

당시 제작된 그림 가운데 유일하게 현전하는 한 점이 ‘세기의 컬렉터’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의 수집품이 됐고, 국립중앙박물관에 2022년 10월 기증됐다. 그 그림 ‘임진진찬도’(壬辰進饌圖·사진)가 기증 이후 처음으로 일반에 모습을 드러낸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관 서화Ⅱ실에서 이건희 컬렉션 ‘임진진찬도’를 포함해 조선시대 그림과 글씨 24건 36점을 22일부터 새로 전시한다고 밝혔다. ‘임진진찬도’는 특히 1·2폭에 고종이 문무백관을 초청해 경복궁 근정전에서 연 행사를 그리면서 격동기 시대상을 반영해 신식 군복 차림의 호위 군사가 등장한 점이 눈에 띈다.

16세기 중반 한성부 5부 소속 참봉(參奉·조선시대 종9품의 벼슬)들의 모임을 화폭에 담은 ‘계회도’(契會圖) 역시 2022년 구입 후 처음 공개된다.

화원화가 김홍도와 이명기가 함께 그린 18세기 초상화의 백미 ‘서직수 초상’(보물)도 이번에 다시 나와 고미술 애호가를 손짓한다.

손영옥 미술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