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새 역사 썼다… 정규리그 5위 최초 챔프전 진출

입력 2024-04-22 07:31
프로농구 부산 KCC 선수들이 부산 사직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정규리그 우승팀 원주 DB를 80대 63으로 꺾은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KCC가 역사를 새로 썼다.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정규리그를 5위로 마치고도 챔피언결정전(챔프전)에 진출한 팀이 됐다. 적수가 없어 보였던 정규리그 우승팀 원주 DB를 압도하며 대권에 성큼 다가섰다.

KCC는 2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DB를 80대 63으로 꺾었다. 시리즈 전적 3승(1패)째를 거두며 3년 만에 챔프전 진출을 확정했다.

압도적 격차였다. 야투 성공률부터 리바운드, 어시스트, 블록슛까지도 KCC의 우위였다. 21대 15 리드를 잡은 채 1쿼터를 끝낸 KCC는 끝내 역전을 허용하지 않으며 승리를 즐겼다. 경기의 향방은 4쿼터 초반 DB 김종규가 반칙 누적으로 코트를 떠나면서 한층 분명해졌다.

핵심엔 라건아가 있었다.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17득점을 올렸고 리바운드도 17개를 챙겼다. 압권은 블록슛 6개였다. 리그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DB의 공격 시도를 번번이 면전에서 좌절시켰다.

‘슈퍼 팀’답게 동료들도 지원사격으로 화답했다. 허웅과 송교창, 최준용이 나란히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알리제 존슨은 6분도 채 안 뛰고도 3점슛 2개 포함 10점을 책임졌다. KCC의 끈끈한 수비에 DB는 당혹한 기색이 역력했다. 골밑에서 활로를 찾는 데 실패했고 외곽슛은 번번이 빗나갔다. 전반 내내 11개의 3점슛을 던졌으나 단 하나만 림을 통과하는 데 그쳤다. 야투 난조는 곧 슈터들의 자신감 저하로 이어졌다. 기회를 잡고도 주저하다 공격권을 내주는 패턴이 반복됐다.

정규리그 국내·외 최우수선수인 이선 알바노와 디드릭 로슨 듀오는 꽁꽁 묶였다. 로슨의 2점슛 성공률은 10%(1/10)에 불과했고, 알바노는 7번의 3점슛 시도에서 한 번만 성공했다. 김종규는 17분 가까이 뛰고 무득점으로 고개 숙였다.

연고지 이전 첫해부터 완벽한 경기력으로 챔프전에 선착한 KCC는 우승컵을 두고 오는 27일부터 창원 LG·수원 KT 중 한 팀과 맞붙는다. 두 팀 중엔 먼저 2승(1패)을 챙긴 LG가 앞서 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