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색 번호판 낙인 효과… 수입 법인차 판매율 ‘뚝’

입력 2024-04-22 06:32
사진=뉴시스

고급 수입차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연두색 번호판 도입 이후 수입 법인차 등록 대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달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법인 구매 비중은 처음으로 30% 아래로 떨어졌다.

2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8000만원 이상의 수입 법인차 등록 대수는 3868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5636대보다 약 31% 감소했다. 정부는 지난 1월부터 신규·변경 등록하는 8000만원 이상 법인차에 녹색 번호판을 의무적으로 부착하도록 했다. 이 제도 시행이 고가 수입 법인차 등록 대수를 끌어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법인용 승용차 감세 효과를 노리고 고가의 수입차를 법인차로 사는 부작용이 있었다.

이에 따라 전체 수입차 판매량에서 법인차가 차지하던 비중도 크게 줄었다. 지난달 수입차 등록 대수 2만5263대 중 법인차의 등록 비중은 28%(7179대)에 그쳤다. 법인차 등록 비중이 20% 아래로 떨어진 건 처음 있는 일이다. 1억원 이상 수입 법인차 등록에서 1억원 이상의 고가 법인 차량 비율은 지난해 47%에서 올해(1~3월) 40%로 7%포인트 감소했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 여파로 소비 심리 위축된 데다 연두색 번호판 부착 제도까지 시행되면서 전체적으로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는 평가다. 국내 수입차 판매는 올해 1분기 판매는 5만458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나 줄었다.

고급 브랜드 판매량의 감소 폭은 더욱 컸다. 지난해 1분기 168대를 팔았던 벤틀리 판매량은 38대에 그쳤다. 롤스로이스와 람보르기니도 각각 35%, 22% 감소했다. 지난해 브랜드별 법인차 비중은 롤스로이스 87%, 벤틀리 76%, 포르쉐 61% 등이었다. 지난해 브랜드 최초 1만 클럽을 달성했던 포르쉐는 전년 대비 23% 감소한 2286대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연두색 번호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상당해 계약을 꺼리는 분위기가 있는 듯하다”며 “고가 수입차 판매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