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근로자가 1년간 받는 임금 총액이 처음으로 5000만원을 넘어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기업 중심의 가파른 성과급 인상으로 중소기업과의 임금 격차는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1일 발간한 ‘2023년 사업체 임금 인상 특징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용근로자의 연임금 총액(정액·특별·초과급여 포함)은 5053만원으로 전년보다 2.8% 증가했다. 연임금 총액은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 총액을 연간으로 환산한 금액이다. 초과급여를 제외한 연임금 총액은 지난해 4781만원으로 전년 대비 131만원 늘었다.
연봉 ‘5000만원 시대’가 왔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양극화는 심화했다. 300인 미만 사업체의 연임금 총액(초과급여 제외)은 4296만원, 300인 이상은 6968만원으로 집계됐다. 300인 이상 사업체의 임금을 ‘100’으로 볼 때 300인 미만 사업체 임금 수준은 61.7에 그쳤다.
이는 성과급과 상여금 등 특별급여 인상률 차이에 기인한다. 2021~2023년 300인 이상 사업체의 특별급여 인상률(29.0%)은 300인 미만(13.6%)보다 15.4% 포인트나 높았다.
임금 인상률은 물가 상승률을 웃돈다. 2011년 대비 지난해 누적 물가 상승률은 24.2%였는데 같은 기간 임금 인상률은 연임금 총액(초과급여 제외)이 50.1%, 시간당 임금은 65.3%였다. 각각 물가 상승률의 2.1배, 2.7배 수준이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시간당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낮았던 적은 2011년 이후 한 번도 없다”면서 “특히 대·중소기업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심화는 다양한 사회 갈등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