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전에 얼굴이 시도 때도 없이 붉어지거나 밤에 열감이 느껴지면서 땀이 나는 등 심한 갱년기 증상을 경험한 여성은 우울 증상을 겪을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성균관대 의대 헬스케어데이터센터 류승호 교수팀은 2014~2018년 강북삼성병원 종합건진센터를 방문한 42~52세의 폐경 전 갱년기 여성 2800여명을 대상으로 평균 6.1년간 추적 분석을 실시했다.
안면 홍조 및 야간 발한 증상은 설문 조사로 측정했다. 증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에서 1~7점 척도 중 3점 이상의 괴로움을 느끼는 경우 중등도(중간) 이상의 혈관 운동 증상이 있다고 정의했다. 안면 홍조는 얼굴에 있는 혈관이 정상보다 많이 늘어나게 돼 나타나는 증상이다. 또 우울증 설문 조사로 총점 60점 중 16점 이상이면 유의미한 우울 증상이 있는 것으로 간주했다.
그 결과, 혈관 운동 증상을 경험한 여성에서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우울 증상 발생 위험이 약 72%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점 이상의 중등도 혈관 운동 증상을 겪은 여성은 혈관 운동 증상이 없는 여성에 비해 우울 증상 위험이 약 83%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류승호 교수는 22일 “갱년기 여성은 여성 호르몬의 불균형에 의해 혈관 운동성 증상을 경험하게 되는데, 폐경 전에 중등도 이상의 갱년기 증상을 경험하는 여성의 경우 불균형적인 여성 호르몬의 변화로 유의한 우울 증상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폐경 전에 안면 홍조 및 야간 발한을 겪는 갱년기 여성은 홍조 증상 그 자체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을 포함한 포괄적인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정신질환학회 공식 학술지(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