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총리·비서실장 주내 발표 가능성… 尹, 민심수습책집중

입력 2024-04-19 00:14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국민의힘의 총선 참패 직후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쇄신을 약속한 지 일주일이 지났으나 대통령실 내부는 문제를 정리하지 못한 뒤숭숭한 분위기다. ‘박영선 국무총리, 양정철 대통령비서실장’ 인선설이 터져 나오면서 대통령실 안의 혼선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선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홍준표 대구시장과 만찬 회동을 갖는 등 국정 기조와 인선 방향에 대해 많은 외부 조언을 듣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18일 외부 일정 없이 ‘국정 투톱’인 차기 총리와 비서실장 인선에 대한 장고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완패한 이후 외부 일정을 최소화하며 민심 수습책 마련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 후반 인선을 마무리한 뒤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공개 일정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박영선·양정철 인선설’과 관련해 대통령실 내부 난맥상이 외부에 드러났다. 대통령실은 17일 언론 공지를 통해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박영선 전 의원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등 인선은 검토된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들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은 맞다”고 다른 주장을 펼쳤다.

대통령실 내부 혼선은 ‘비선 논란’으로 번졌다. 문재인정부에서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박영선·양정철 인사 파동의 진원지를 대통령은 밝히고 사과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박 당선인은 그러면서 “윤석열정부 제2의 최순실은 누구인가를 밝혀야 한다”면서 “당장 비선 실세를 밝혀 제2의 국정농단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비선 논란’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일축하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은 혼란 수습을 위해 외부 조언을 적극 듣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홍 시장과 만찬을 가진 것이 대표적 사례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과 4시간30분가량 회동하며 “비서실과 내각을 조속히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시장은 이 자리에서 “총리는 야욕이 없고 야당과 소통이 되는 인물을, 비서실장은 정무 감각이 있고 충직한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시장은 그러면서 총리에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을, 비서실장에는 이번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던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을 각각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은 부인하고 있지만 그의 비서실장설은 끊이지 않고 있다.

단독 만찬 사실이 알려지자 홍 시장이 총리직을 제안받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홍 시장은 “총리를 하기 위해 대구에 내려온 것이 아니다”며 총리설을 일축했다고 여권 관계자가 전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