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최다 홈런의 주인공이 된 SSG 랜더스 최정의 프로 경력은 ‘꾸준함’ 한 마디로 압축된다. 적잖은 나이인 만큼 단독 선두 등극을 넘어 국내 최초의 500홈런 고지를 바라보기 위해선 부상 억제가 최대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떡잎부터 남달랐다. 고교 최고 타자에게 수여하는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하고 프로에 입성한 뒤 2년 차인 2006년 19세의 나이로 12홈런을 때려냈다. 이후 지난해까지 18시즌 동안 한 해도 빠짐없이 10홈런을 넘겼다. 홈런왕도 세 차례 차지했다.
그의 진가는 홈런 이외의 기록으로도 드러난다. 지난해 9월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을 제치고 누적 1위에 등극한 득점이 대표적이다. 타점·경기 수·타석·타수 또한 17일 기준으로 모두 역대 5위 안에 든다.
전문가들도 최정의 한결같은 모습을 높이 샀다. 박 위원은 “(최정의) 최대 강점은 꾸준함과 자기관리”라고 강조했다. 장성호 KBS N 해설위원 역시 “467(홈런)이라는 수보다 대단한 건 매년 20~30개씩 꾸준하게 때려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전례 없는 순수 KBO리그 500홈런 고지도 머지않았다. 이승엽 감독이 현역시절 626개를 때려냈지만, 이는 일본프로야구(NPB) 기록을 합산한 수치다. 최근 3년간 연평균 30개의 아치를 그린 추세를 고려할 때 이르면 내년 안에 달성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애 3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을 앞둔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기량은 여전하다. 36세 시즌이던 지난해 장타율 1위(0.548)로 한화 이글스 노시환의 3관왕을 저지한 데 이어 올해 재차 홈런왕 레이스에 도전장을 냈다. 올 시즌 9홈런으로 이 부문 리그 선두를 달렸다.
최대 변수는 부상이다. 스트라이크존에 바짝 붙어 타격하는 특유의 적극성 때문에 특히 그렇다. 실제 최정의 통산 몸에 맞는 공은 330개로 압도적 리그 1위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역대 사구 1위 휴이 제닝스(287개)마저 크게 웃도는 기록이다.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이날 KIA 타이거즈전에서 최다 홈런 기록 경신을 노리던 최정은 1회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상대 선발 윌 크로우의 시속 150㎞ 투심 패스트볼에 왼쪽 옆구리를 정통으로 맞은 뒤 통증을 호소하다 대주자 박지환으로 교체됐다.
1차 검진에선 갈비뼈 미세 골절 소견이 나왔다. 아직 정밀 검진은 남아 있지만, 통상 3~4주가량 결장이 불가피한 부상이다. 기록 달성을 미루게 된 최정은 물론, 순위 경쟁이 한창인 SSG에도 비보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